[애플 아이폰7 발표]가을 프리미엄폰 대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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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7을 공개하면서 가을 프리미엄폰 대전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은 홍채인식·오디오·카메라 등 각사만의 차별화 기능을 선보이며 프리미엄폰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세계 프리미엄폰 시장을 대표하는 3사의 경쟁에 가을 스마트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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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아이폰7을 소개하고 있다.

◇`최초 기능`으로 승부수

아이폰7, V20, 갤럭시노트7은 최초로 도입한 기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아이폰7은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감압식 터치버튼을 채택했다. 기존의 홈버튼에서 발생하던 고장률을 줄이고 아이폰6S 때부터 선보인 `3D터치` 기능을 홈버튼에 내장하는 게 목적이다.

스테레오 스피커가 아이폰 최초로 탑재된 대신 3.5㎜ 헤드폰 단자가 없어진 것도 특징이다. 그 자리를 무선 이어폰 `에어팟`이 대신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헤드폰 단자를 왜 없앴는지에 대해 “오래됐기 때문”이라면서 “감압식 터치버튼과 스테레오 스피커를 넣을 공간을 확보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듀얼 카메라의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했다. 아이폰7 플러스에는 광각과 망원렌즈 듀얼카메라가 탑재됐다. 일반 스마트폰보다 네 배 정도 선명한 화질의 줌이 가능해졌다.

LG는 V20 앞에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안드로이드 7.0(누가)과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 전·후면 광각 카메라를 스마트폰 최초로 도입했다. `V시리즈`의 상징인 `차별화`를 살렸다.

안드로이드 7.0의 대표 사용자경험(UX)인 `멀티윈도`와 `인앱스`는 사용자 편의성을 한 차원 높였다. 쿼드 DAC를 탑재, CD보다 16배 이상 뛰어난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후면뿐만 아니라 전면에도 광각 카메라를 장착, 셀카봉 없이도 7~8명과 셀카를 찍는 것이 가능해졌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홍채인식을 도입했다. 삼성전자의 홍채인식 기능은 `퍼스트펭귄` 후지쯔보다 활용도가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잠금 해제뿐만이 아니다. 모바일뱅킹 이용 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삼성패스`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 자체 보안 솔루션 `녹스(KNOX)`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시그니처인 `S펜`을 개선, 충성고객의 마음을 다잡았다. 꺼진 화면에도 메모를 남기는 기능과 동영상 일부를 GIF 파일로 저장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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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LG전자 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R&D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LG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삼성·애플 `플랫폼 조성` VS LG `기본에 충실`

애플과 삼성이 신제품으로 관련 플랫폼 조성에 나선 반면에 LG는 프리미엄폰 본연 기능에 집중했다.

애플은 아이폰7과 애플워치 발표 행사에서 닌텐도, 나이언틱, 나이키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는 iOS용 `슈퍼마리오 런`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켓몬 고`로 이름을 알린 나이언틱과 합작품 `포켓몬 고 플러스`는 애플워치 시리즈2로 제공된다. 게임업계 거물과의 제휴로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나이키와의 협업 결과물인 `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를 선보이며 게임뿐만 아니라 피트니스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과 협업하며 모바일 금융 플랫폼 확대에 나섰다. 갤노트7 홍채인식을 활용한 삼성패스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다. 삼성패스와 삼성페이, 자체 클라우드를 연결해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오디오와 카메라 등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다. 전자산업에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스마트폰에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V20 공개 간담회에서 “혁신 기능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엄폰 본연의 가치는 오디오와 카메라에 있다”면서 “V20에는 그동안 선보인 독자 기술이 모두 녹아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비슷한 기술로 경쟁자를 따라가기보다는 LG만의 노하우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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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노트7을 소개하고 있다.

◇3사별 이슈 극복이 성공 관건

증권가는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이 최초 도입 기능을 갖춘 신제품으로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갤노트7은 배터리 발화 이슈, 아이폰7은 `예상을 깨지 못한` 변화, V20은 경쟁 제품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번 아이폰7보다 내년 신제품에 거는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에 아이폰7이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LG V20은 삼성과 애플 제품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약하고 메인 모델도 아니라는 점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갤노트7이 배터리 발화 이슈로 열기가 식은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폰7과 V20도 나름의 한계로 서프라이즈 판매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아이폰7 국내 출시 시점은 10월 말로 점쳐진다. 한국은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서 배제됐다. LG전자는 9월 말께 V20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도 9월 말 이후 갤노트7 신규 판매를 재개한다.

프리미엄폰 본격 대전을 앞두고 이동통신 3사도 어떤 제품에 주력할지 고민에 들어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력 제품을 잘못 선택할 경우 추후 재고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통 3사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면서 “세부 방침은 추석 이후 정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