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한 그룹의 멤버 모두가 작사ㆍ작곡 및 프로듀싱에 능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 가운데 누군가 프로듀싱 능력을 갖췄다면 그 멤버는 실력파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마부스, 원카인, 차쿤 3인조로 구성된 그룹 일렉트로보이즈는 세 명 모두가 가수 및 래퍼 겸 전문 프로듀서다.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음악들을 계속 만들었기에 실력파 아티스트라고 불러도 이견이 없다.
일렉트로보이즈는 힙합을 기반으로 만든 음악을 주로 선보이는 팀이다. 하지만 이름 때문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그룹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팀 이름은 사장님(용감한 형제)이 지어주셨어요. 당시 한국에 일렉트로닉 음악 붐이 일었던 시기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새벽에 전화로 일렉트로보이즈가 어떠냐고 물어보셨죠. 그렇게 좋은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음악 자체도 힙합이 베이스인데 일렉트로보이즈라는 이름 때문에 아직도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팀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마부스)
최근에는 두 번째 정규앨범 ‘선글라스(SUNGLASSES)’를 발매했다. 멤버 모두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만큼 다양한 개성이 묻어있는 곡들이 많다.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작년 초에 녹음이 이미 끝난 상태였어요. 앨범 발매가 1년 반 정도 연기되면서 이제야 공개할 수 있었죠. 그동안 작업했던 곡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는 앨범이라서 곡 색깔도 여러 가지가 있고, 멤버들의 랩 스타일이나 목소리도 달라요. 뜻하지 않게 다양성 있는 앨범이 된 것 같아요.” (차쿤)
타이틀곡 ‘선글라스’ 뮤직비디오는 선정성 때문에 19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심의 결과가 내심 아쉬울 법도 했지만 일렉트로보이즈는 이를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사장님께서 애니메이션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셨어요. 저희가 활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다 보니 뮤직비디오 찍을 여건도 안됐었죠. 애초에 강렬하고 야한 방향으로 나가길 원했어요. 뮤직비디오 보면 야한 부분도 있고 웃긴 부분도 있는데 애니메이션이라 크게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아요.” (마부스)
총 9트랙이 수록된 일렉트로보이즈의 정규 2집은 전부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이뤄져있다. 멤버들은 본인이 만든 곡 가운데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를 하나씩 꼽았다.
“3번 트랙 ‘샤넬백(CHANEL BAG)’이 만들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이었어요. 피처링한 펀치도 노래를 마음에 들게 아주 잘 해줬죠.” (마부스)
“저는 ‘턴 잇 업(Turn It Up)’이 좋아요. 2년 전부터 녹음했던 곡이라서 그런지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이에요. 이번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들도 있는데 특히 제 솔로곡이 안 들어가서 개인적으로 아쉬워요.” (원카인)
“개인적으로 ‘키싱 인 더 레인(Kissing In The Rain)’이 마음에 들어요. 모든 면이 다 좋은데 특히 제 목소리가 어려서 좋은 것 같아요. 사실 그 노래가 ‘마보이2(My boy2)’로 활동할 때쯤 만든 노랜데 바로 공개가 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들으면 약간 올드한 느낌이 있어서 그 점은 여전히 아쉬워요.” (차쿤)
같은 팀이지만 멤버들의 작곡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본인들도 각자의 개성을 잘 알고 있었다.
“원카인의 곡은 에너지가 좋고 밝아요. 대중이 듣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느낌이죠. 반대로 제가 쓴 곡은 원카인보다 분위기가 어둡고 느린 느낌이 있어요. (차)쿤이는 팔색조 같아요. 워낙 아이돌 노래 프로듀싱도 많이 하고, 보컬에도 강점이 있어서 마치 멀티플레이어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마부스)
일렉트로보이즈가 활동을 시작한지 꽤 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특히 이번 정규 2집도 오랜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라 많은 기대를 했지만 성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보통은 신곡을 계속 내면 낼수록 인지도가 더 올라가야 하는데 저희는 앨범 사이사이 간격이 너무 길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 회사가 프로듀싱을 메인으로 잡은 회사라서 그런지 앨범 발매할 수 있는 텀이 길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여러 가지 논란도 있었지만 어쨌든 음원차트 2위까지도 오른 적 있을 정도로 방송 활동이나 홍보에 비해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을 들어주셔서 별 부담 없이 앨범을 냈었는데 이번에는 하루 만에 차트 아웃되는 경험도 해보고, 약간 허무했어요. 물론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지만 높은 순위는 아니더라도 차트에는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쉬운 마음도 들었어요.” (마부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