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칼럼] 행동하는 희망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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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산업진흥원(SBA) 일자리전략팀 강만구 팀장

“희망은 좋은 것이죠.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초기 작품을 영화화 한 ‘쇼생크의 탈출(1994)’에서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절친 ‘레드’에게 하는 말이다. 한때 촉망 받던 은행 부지점장이었던 그가 아내와 그 애인을 살해했다는 누명으로 종신형을 받고, 한 번 들어가면 늙거나 죽기 전에 나올 수 없다는 악명 높은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지옥과도 같은 그 곳에서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탈옥하여 자유를 찾게 된다는 줄거리다.

20년 전에 처음 본 이후 보면 볼수록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 특히 젊은 시절 한 번의 잘못으로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낸 레드가, 자유를 찾은 앤디의 초대에 따라 태평양에 붙어 있는 약속의 땅 ‘지후아타네호(Zihuatanejo)’로 찾아가면서, 처음으로 느끼는 자유에 너무 흥분되어 혼자서 읊조리는 한마디는 지금도 가슴 깊숙한 곳을 울린다. “앉아 있거나 생각하는 것조차 힘들다. 자유로운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일 것이다. 희망의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사람의 인생은 때로는 천국이고 또 때로는 지옥이다. 대학에 진학하여 최고의 밴드에 들어가서 음악을 할 때는 천국이었고, 그 음악으로 인해 학점이 바닥을 길 때는 지옥이었다. 제대 후 공부에 매진하여 학점이 급상승할 때는 천국이었고, 그 학점 때문에 파트너도 없이 축제를 갈 때는 지옥이었다. 똑같은 시간이어도 때로는 천국이 되고, 때로는 지옥이 된다. 억울하게 옥살이 하던 앤디가 죄수와 교도관들에게 학대를 당할 때는 지옥이 되고, 그들의 눈을 피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들을 때는 천국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감동을 느끼는 것은 주인공 앤디가 그 지옥 같은 교도소에서도 본인의 ‘신념’과 ‘희망’을 잃지 않고, 치밀한 ‘계획’과 부단한 ‘실행’을 통해 마침내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혼자서 자유를 누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고생했던 친구와도 ‘공유’하는 인간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태평양에서 만난 친구와 큰 포옹을 하면서, 이제는 완전한 자유로움을 즐기며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을 때, 관객인 우리도 그들과 함께 자유와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요즘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일자리가 없어 연애는 물론 결혼과 출산 모두를 포기하는 이른바 9포 세대가 지옥처럼 느낀다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에 지옥밖에 없을까? 지난 6개월 동안 서울의 중소기업들과 전국의 인재들을 연결하면서 겪은 일을 돌이켜보면,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대한민국의 어려운 현실이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되는 것 같다.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며 ‘세상에 영원한 고통도 쾌락도 없다’고 설파하던 어떤 나라 왕의 말씀도 생각이 난다.

‘헬조선’(지옥한국)을 ‘헤븐조선’(천국한국)으로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렇게 이룬 사례를 찾아내서 이를 확대 재생산 시키는 것이다. “눈 덮인 들판에서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의 발자취가 후세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지옥과도 같았던 암흑기에 김구 선생이 늘 가슴에 품었다던 서산대사의 말씀처럼, 그런 사람들이야 말로 헬조선을 산다는 젊은이들에게 헤븐조선을 만들 비법을 전해줄 수 있으니 말이다. 마치 쇼생크에서의 고통과 지옥을 벗어나 ‘지후아타네호’에서 천국과 자유를 누린 앤디처럼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 대학을 졸업한 A씨는 치열한 구직지옥을 경험한 끝에 바이오 화장품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창업 3년차 회사의 CEO는 세계적 생명공학회사로 성장할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사업경력이 일천하여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온갖 자금을 동원했지만, 급기야 직원들 급여까지 줄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A씨의 선택은 간단했다. 떠나든지 남든지. “사장님, 이번 달에 자금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혼자이니 얼마든지 견딜 수 있습니다. 저보다 어려운 다른 직원들에게 먼저 급여를 주십시오.”

요즘 젊은 세대답지 않은 A씨의 희생정신에 크게 감동한 CEO는 “회사가 잘 되면 반드시 보답하리라.”고 다짐했다. 몇 년 뒤 회사는 한류열풍과 함께 불어온 화장품 붐을 타고 엄청난 매출을 창출했고, 창업 9년차인 올해는 1천억 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2조원 이상 가치의 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마움을 잊지 않았던 CEO는 30대 중반의 A씨를 부사장으로 발탁했으며, 그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K-뷰티회사의 최고경영진으로서 회사경영에 참여하여 미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그만두고 또다시 구직지옥으로 돌아가야 했을 수도 있었던 A씨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치열하게 몰입하여 회사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를 통해 본인 역시 30대 중반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K-뷰티회사의 최고경영진이 되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이때까지 성장에 기여한 모든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패키지를 제공하며, 글로벌 K-뷰티 대표회사로서 지속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국이라 하기에는 그렇지만 최소한 지옥을 벗어난 것은 확실한 듯하다.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은 결국 창업자 CEO의 동지 또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때로는 희생과 고통이 따르는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정신으로 함께 회사를 키운다면 상상하지 못한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다. 쇼생크라는 지옥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적응했던 브룩스는 60세가 넘어 가석방 된 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반면, 희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던 앤디는 마침내 자유의 땅인 지후아타네호에서 미래를 찾아서 절친과 함께 그렇게 동경해 왔던 행복을 누리게 된 것처럼 말이다.

헬조선에 머무를 것인가? 헤븐조선을 만들 것인가? 앤디와 같이 행동하는 희망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가다가 아니 가면 간만큼 이익이다.” 떨어질 지도 모르는 감을 기다리는 것보다 비전을 가진 CEO와 함께 도전하여 미래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모두가 A씨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A씨가 가졌던 젊음과 패기는 있으니 말이다. See you at Zihuatane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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