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가요 View] 아프니까 청춘?…아이돌은 철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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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온뉴스 DB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 진이가 거식증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자 아이돌이라는 특성상 몸매 관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영향이 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진이의 소식이 전해진 후 아이돌 건강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이돌들은 바쁜 일정 탓에 수면 시간은 부족하고, 식사도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몸매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영양 보충은 꿈같은 얘기다.

이렇듯 대부분의 아이돌들은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활동 기간에는 몸이 아프다고 해서 다 나을 때까지 쉴 수도 없다. 빽빽하게 짜여 있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리한 일정이 거듭되자 견디지 못하고 결국 탈이 나는 아이돌들은 과거부터 많았다.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는 지난 2014년 1월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공연을 마친 직후 무대 위에서 실신해 많은 이들을 걱정하게 했다.

달샤벳 멤버 수빈은 지난 2011년 대학교 행사 무대에서 실신했고, 소녀시대 멤버 써니 또한 일본 콘서트 진행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들의 실신 원인은 모두 피로 누적으로 인한 과로였다. 단 하루도 온전히 쉬지 못할 만큼 인기 아이돌들의 스케줄은 항상 빽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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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기획사들의 입장도 난처하다. 소속 아이돌이 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힘들지만 그렇다고 예정돼있는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할 수는 없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기획사가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는데 굉장히 많은 금액과 수고가 필요하다”며 “회사가 투자한 만큼의 본전 이상을 뽑아내야하기 때문에 무리하게라도 스케줄을 잡는 편”이라고 기획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돌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감당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다. 또, 아직 신체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매 관리 때문에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하다가는 진이와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지도 모른다.

어느 직업이나 혹사는 늘 논란이 되는 문제 중 하나다. 일하는 만큼의 휴식시간도 충분히 보장돼야 더욱 질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이와 더불어 한창 바쁘게 활동하는 시기에는 충분한 휴식을 주기 힘든 만큼 무리한 다이어트보다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

한 평론가는 “다수의 아이돌들이 나이가 어려 신체적으로 완전히 성장하지 않고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다보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건강 문제가 생기기 쉽다”며 “기획사들에게 아이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없더라도 좀 더 아이돌들의 활동 여건과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