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일자리가 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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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없다고요?”

일자리 담당부서에 오기 전에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청년들은 취업할 곳이 없어서 공무원과 공기관 그리고 대기업 시험준비 이외에는 마땅히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는 줄 알았다. 기업들이 채용공고를 내면 너무 많은 구직자들이 몰리고 경쟁률도 높을 줄 알았다.

지난달 서울에서 그래도 잘 나간다는 매출, 연봉, 인증, 투자유치 등 여러 부문에서 추천할 만한 중소기업들 33개사들의 공동채용을 진행해 보았다. 우리나라 최대 취업포탈을 비롯해 여러 대학취업센터에 광고도 많이 했다. 참여한 기업들이 구인하는 일자리는 100개 남짓. 광고기간은 일주일.

접수결과는 참담했다. 조회수는 3만개를 넘는 반면 최종 접수된 구직자 수는 94명. 서류접수 경쟁률이 1:1도 채 되지 않았다. 그 중에서 1차 면접에 온 사람은 62명. 숫자는 더 줄었다. 1개 일자리에 신청자가 반명 정도 밖에 안 된다. 속칭 “미달”인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구인부문에 일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전문직종이 있었다 해도 대부분은 해외마케팅, 영업 등 일반분야였다. 아무리 홍보기간이 짧았다고 해도 정말 이렇게까지 구직자의 참여가 부진한 것은 왜일까? 말로만 듣던 미스매칭! 현장에서 심각하게 체험해야 했다.

청년구직자들의 ‘미래’를 과연 이 회사들이 담보할 수 있느냐의 근본적 신뢰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것일까? 연봉이 작아 서울에선 생활이 안 될 것 같아 아예 공무원이나 대기업 준비가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일까? 그래서 부모님도 만류한 것일까? 기업과 구직자들의 수많은 의견도 들어 보았으나 명쾌히 답이 안 나왔다.

반면 한 현직교수는 공동채용설명회에 나온 특정기업에 7명. 다른 두 기업에 각 두 명씩 4명, 취업을 전제로 한 실습을 진행 중이다. 어제 한 모임에서 그 특정기업의 대표를 만났는데, 거의 채용할 것 같단다. 그 교수는 설명회 이후 별도로 회사를 찾아가서 제자들을 실습에 넣고 현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었다.

아마도 사전에 제자들에게 많은 설득을 했고 그 특정기업 대표이사와 인사담당자의 신뢰를 얻으려 무진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는 지난 칼럼에서 맨땅에 헤딩한다는 바로 그 교수다. 미리내 운동교수 말이다. 그는 정말 바쁘다. 주말이면 전국에 있는 미리내 가게 사장님들 만나고, 주중에는 강의하고 연구하고, 또 짬을 내어 제자 학생들의 실습과 취업을 연결하느라 정말 눈코 뜰 새가 없다.

"대한민국에 일자리가 없다고요?" 정말 모두에게 진심으로 소리쳐 질문하고 싶다.

정익수 서울산업진흥원(SBA) 일자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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