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 ‘인터스텔라’ ‘매드맥스’ 등은 한국에서 3Dㆍ4D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해운대’ ‘마이웨이’ ‘미스터고’ '7광구’ ‘용의자’ ‘역린’ ‘군도’ ‘해적’ ‘암살’ 등이 4D 또는 3D로 개봉했지만, 이들이 4D영화나 3D영화로 기억되진 않는다. 다양한 포맷이 개발된 지 한참 됐지만, 여전히 3Dㆍ4Dㆍ스크린X는 그저 외국영화로만 즐긴 것이다.
첫 4D 영화는 지난 2009년 개봉한 ‘해운대’였다. 초대형 쓰나미가 몰려오는 장면은 4D 체험을 가미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해저 지진이 오는 장면에서는 의자가 흔들렸다. 쓰나미가 몰려 올 때는 물이 분사되거나 번개가 칠 때는 영화관 안의 조명이 켜졌다 꺼졌다 하면서 관객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하지만 당시 4D로 볼 수 있는 개봉관이 상암CGV 1곳뿐이었고, 4D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천만 영화 ‘암살’도 4D로 개봉됐었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로 물 분사 효과를 중지하는 등 4D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4D 영화라고 부르기 어려웠다.
3D 영화는 조금 더 다양했다. 한국의 첫 3D영화는 2010년 ‘나탈리’라는 수위 높은 멜로 영화였다. 이후 2011년 '7광구’가 야심차게 개봉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3D 기술적인 문제보다 우선 개연성 없는 스토리를 지적당하며 영화 자체로 혹평을 들었다.
이어 2013년 ‘미스터고’는 2D에서 3D로 컨버팅 하는 것 대신 촬영 당시부터 3D 카메라로 촬영했던 국내 최초 진짜 3D 작품이다. 이번에는 기술적인 면은 만족시켰으나 역시나 내용이 문제였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노철환 겸임교수는 "3D나 4D에 어울리는 장르는 액션이나 판타지다. 이런 장르들은 한국이 아직까지 기술ㆍ배우 측면에서 할리우드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고, CGV 4D PLEX 최병환 대표이사 역시 “한국영화에서 액션이나 판타지 등을 이용한 대작 영화가 많지 않다. 싸우더라도 맨주먹으로 싸우기 때문에 3Dㆍ4D로 인한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즉, 한국에서 ‘아바타’나 ‘매드맥스’와 같은 3Dㆍ4D 블록버스터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2Dㆍ3Dㆍ4D 기술에 알맞은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장이라고 불리는 감독들은 SF나 판타지보다는 드라마 장르에 특화된 감독들이다. 때문에 일명 ‘상업적으로 실패하지 않을 법한 영화’는 2D와 가장 잘 어울린다.
2D에 비해 다른 상영방식은 티켓부터 비싸고, 안경을 쓰거나 상영관을 골라 찾아가야 하는 등 수고를 요한다. 관객은 특별한 상영방식으로 볼만한 콘텐츠만을 선택한다.
이어 최 대표이사는 현실적인 문제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포맷 코딩을 한 번 만들어서 여러 번 상영하는 것이 좋은데, 한국영화는 한국에서만 상영할 수 있기 때문에 들인 비용에 비해 수익이 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2Dㆍ3Dㆍ4D 이외에 스크린엑스(ScreenX)라는 상영방식도 존재한다. 스크린 중앙 1면과 좌우 벽면까지 총 3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CJ CGV가 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지운 감독의 ‘더 엑스’를 통해 관객에게 소개됐으며, 이후 지난해 ‘히말라야’ ‘검은 사제들’과 같은 작품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으나 큰 관심을 받고 있지는 않다.
노철환 교수는 “스크린엑스는 그동안 극장에서 버려뒀던 좌우 공간을 활용하는 점이 장점이이다. ‘히말라야’나 ‘검은 사제들’ 등을 스크린엑스로 본 사람들은 좋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본 사람’이라는 전제가 필요한 것이 문제다.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방식은 아니다”고 이야기 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