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행정부가 인터넷 거버넌스(주소 체계) 감독 포기를 선언했다. 예정대로 오는 10월 1일부터 비영리기구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International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에 인터넷 거버넌스 관리권을 전면 이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터넷을 독점한다”는 국제사회 비판을 인식해서다. 하지만 보수 성향 미 공화당 의원들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공공연히 반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인터넷 인프라 핵심인 주소관리 권한을 ICANN에 오는 10월 1일부터 전면 이양한다고 16일(미국 시각) 공식 발표했다. 닷컴(.com) 닷케이알(.kr)과 같은 인터넷 최상위도메인을 루트 서버에 등록, 변경, 삭제하는 권한을 ICANN에 완전히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 종주국인 미국은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인터넷 주소를 사실상 관리 및 감독해왔다. 현재 ICANN이 인터넷 주소를 관리하고 있지만 ICANN은 미 상무부 산하 국가통신정보국(NTIA:National Telecommunications&Information Administration)과 계약을 맺고 이를 시행, 사실상 미 행정부가 인터넷 거버넌스를 관리해 온 셈이다.
ICANN은 1988년 설립된 인터넷 주소 관리 관련 비영리기구다. 미 행정부와 ICANN이 맺은 계약은 다음달 30일 만료된다. 미 정부는 ICANN과 더 이상 계약을 하지 않고 차제에 인터넷 도메인 `교통 정리` 업무를 ICANN에 전부 넘길 방침이다. 앞서 미 상무부와 ICANN은 지난 2006년 한차례 계약을 연장한 바 있다.
미 정부는 2014년 3월 인터넷 도메인 관리를 ICANN에 완전히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가 인터넷 거버넌스를 독점적으로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그동안 국제사화 와 미 시민단체 일부는 이를 비판해왔다. 미 정부가 인터넷을 독점해 감시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 감청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이 문제가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미 행정부는 “인터넷 거버넌스 권한을 ICANN에 전부 넘기더라도 인터넷 사용자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보수 성향 공화당 의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 12일에도 테드 크루즈(텍사스주), 마이크 리(유타주), 신 더피(위스콘신주) 등 공화 의원 3명은 “예정된 인터넷 포기”라며 불만이 가득찬 서한을 행정부에 보냈다. 이들은 “인터넷 거버넌스 관리는 정부 자산이므로 의회 승인 없이 민간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보수 단체도 이에 동조했다. 일부는 이번 발표가 “위법”이라고까지 밝혔다.
미국 대표적 보수단체 헤리티지재단의 브렛 섀퍼(Brett Schaefer)는 “NTIA 발표는 현행법을 직접 위반한 것”이라며 “의회가 헌법적 권한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보수 단체인 테크프리덤 그룹의 베린 스조카(Berin Szoka)는 “의회가 이를 막지 않으면 민간 쪽에서 소송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