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Y틴요금제`는 마법 같은 요금제다. 데이터만 준다. 음성을 쓰고 싶으면 데이터 일부를 음성으로 교환하면 된다. 음성 1분당 7.3메가바이트(MB)가 차감된다. 개인 성향에 따라 음성과 데이터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월말에 남는 음성이나 데이터를 버릴 필요가 없으니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Y틴요금제 참맛은 데이터를 사용할 때 알 수 있다.
`두 배 쓰기` 버튼을 누르면 데이터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 데이터 3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32요금제에서 실제로는 6GB를 사용할 수 있다. 비밀은 `속도`에 있다. 데이터 속도가 최고 2Mbps로 느려진다. 속도를 낮추는 대신 제공량을 늘리는 것이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고화질 동영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일반 동영상·SNS·웹툰·웹서핑) 이용에 문제가 없다. 두 배 쓰기를 해제하면 즉시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꿔쓰기` 기능도 놀랍다.
데이터를 차감하고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 600MB를 차감하면 `EBS 데일리팩` 이용이 가능하다. 6600원짜리 유료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매일 전용데이터 1GB(초과 시 3Mbps 속도제어)까지 준다. 데이터 300MB로 음악 실시간 재생서비스 `지니팩`도 누릴 수 있다.
지난 3일 출시한 Y틴요금제는 반응이 뜨겁다.
만 18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기존 요금제(지니 청소년요금제)보다 5배가량 가입자가 많다. 기존 KT 고객 가입도 많지만 타사 고객 유치효과가 크다고 KT는 설명했다.
KT는 Y틴요금제를 만들며 적잖은 공을 들였다. `영KT`라는 경영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10~20대 고객층을 위한 요금제를 집중 개발했다.
저렴하면서도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던 KT가 찾아낸 방법은 2001년 KTF 시절 처음 선보였던 `비기`의 `알` 시스템이다. 통화와 문자 양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알을 분배해 사용할 수 있던 혁신적 서비스였다.
용어만 다를 뿐 Y틴요금제는 알 시스템을 그대로 본을 땄다. 문제는 Y틴요금제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었다. 두 배 쓰기 버튼을 누르는 즉시 데이터 속도를 늦추면서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게 말은 쉽지만 실제로 과금체계와 연계해 네트워크에서 구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보통 한 요금제 개발에 5개월이 걸리지만 Y틴요금제는 8개월이나 걸렸다.
KT는 Y틴요금제 `두 배 쓰기` 기능을 특허 출원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회사가 요금제에 특허를 출원한 것은 지난해 `데이터 밀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경쟁사가 쉽게 베끼지 못하도록 요금제에 특허출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Y틴요금제보다 앞서 지난 3월 출시된 Y24 요금제는 2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몰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Y틴요금제를 개발한 박상호 KT 마케팅전략본부 차장은 “생애 처음 이용한 통신사를 살아가면서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KT는 앞으로도 1020세대를 위한 `Y시리즈` 요금제를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