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진흥원(SBA) CS팀 이정현 책임
‘당신의 준비 안 된 창업을 반대합니다!’ SBA는 수년간 창업교육을 진행하면서 준비 안 된 창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를 보며, 무분별한 창업을 지양하자는 메시지를 전파한 바 있다. ‘창업을 반대한다고?’ 중앙정부의 창업시책이 강화되면서 지자체 또한 너도나도 창업관련 지원책을 마련하고 다수의 민간 창업기관과 조직이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청년실업률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업을 해소할 대책 중 하나로 창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현재 대한민국에는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뭐, 취업 안 되면 학교 앞에 커피숍이나 치킨집이나 차리지’라는 안일한 생각, 또는 시장에 대한 감 없이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 분명해’라는 착각을 하는 이들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정도로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기술력이나 사업 경쟁력 없이 쉽게 창업을 하겠다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의 1년 생존율은 60.1%, 5년 생존율은 29.0%에 불과하다. 대기업도 치열한 경쟁에서 한번 밀리면 회복하기 힘든 게 요즘 상황인데, 창업기업이 롱런하기에는 넘어야 할 험난한 비바람이 너무도 많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청년들의 준비 안 된 창업에 대해서 말리고 싶은 생각이다. 창업을 잘해서 좋은 성과 즉, 성공에 근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준비가 안 되면 창업으로 성공하기에는 굉장히, 아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
작년 뉴욕 타임즈에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에서 성공한 기술 창업자의 특징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다룬 흥미로운 기사를 본적이 있다. 성공한 창업자의 특징은 30대 후반에 평균 학력은 석사 이상, 근무경험은 평균 16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금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VC)들은 다양한 경력의 창업자에게 자금지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다양한 경험과 창업에 대한 준비가 중요하다는 소리이다.
창업을 꿈꾸는 도전적인 대학생, 청년들은 무턱대고 창업부터 시작하지 말고, 기업에서 어느 정도 근무한 후 창업을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아이템만으로 창업하는 것은 아니다. 소위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 외에 경영도 해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면 곧 맞닥뜨리게 될 ‘경영’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채용, 인사, 팀워크 등에 대한 실제 경험을 쌓고 그와 관련된 역량을 키운 후 창업을 해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창업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거쳐 성공 가능성을 높인 상태에서 진행해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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