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정맥이 인구밀집 지역으로 찬 공기를 공급하는 통로로, 도심 폭염과 열대야 현상을 완화해주는 `녹색 에어컨`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한국환경생태학회와 공동 수행한 `정맥 자원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연구 결과 많은 인구가 분포하는 도시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백두대간과 달리, 도심 인근에 자리한 정맥의 숲은 폭염을 완화하는 찬 공기를 생성한다.
특히 밤 10시부터 생성된 찬 공기를 공급하는 통로 역할로 인접 도시의 열대야 현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다. 총 길이는 1400㎞이며 호남정맥 등 13개 정맥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호남정맥이 있는 전주지역을 대상으로 지형과 토지이용에 따른 찬 공기 생성 정도, 찬 공기 흐름 및 층 높이를 분석한 결과 밤이 되면 정맥의 산림으로부터 차가운 공기가 계곡으로 이동해 도심으로 유입됐다.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정맥에서 생성된 찬 공기의 흐름과 층이 증가했고, 계곡 부근에서 찬 공기층이 가장 두껍게 형성됐다.
호남정맥과 가까운 전주의 야간기온 하락(2013년 5.0도, 2015년 3.8도)이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김제(2013년 2.2도, 2015년 1.8도), 익산(2013년 4.0도, 2015년 2.7도)의 야간기온 하락 폭보다 크게 나타나 정맥 숲에서 생성·공급되는 찬 공기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재형 산림복원연구과장은 “연구 결과로 도심 생활권에 미치는 백두대간 정맥의 역할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앞으로 산림의 녹색 에어컨 기능 확대와 국민의 도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백두대간뿐만 아니라 정맥의 보전과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정맥의 산림자원 변화실태를 파악해 효율적으로 보호·관리하기 위해 6년마다 조사를 한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민의 정맥에 대한 가치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정맥의 1차기 자원실태조사(2009∼2014년)결과를 종합 정리해 `한국 정맥의 이해`라는 책자로 발간하고, 중장기적으로 백두대간 정맥의 보전 방안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