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입자를 이용해 몸속을 떠도는 암 전이세포를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는 곽봉섭 박사 연구팀이 유방암 세포를 95%까지 잡아낼 수 있는 `순환종양세포 진단용 바이오칩`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암은 질병 자체보다는 전이나 재발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이는 암세포가 작은 세포들로 분리돼 혈관을 타고 이동해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속 혈액을 떠돌아다니는 순환종양세포(CTC)가 전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 진단을 위해 암 환자의 혈액에서 순환종양세포를 분리해 개수를 측정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혈액세포 10억개당 하나 꼴로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순환종양세포를 혈액세포로부터 정밀하게 분리한 뒤 전이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바이오칩을 개발했다.
암의 전이성 여부에 따라 표면 단백질이 달라서 전이성 암세포에는 자성 나노입자가 적게 달라붙고, 비전이성 암세포에는 많이 달라붙게 된다.
연구팀은 한쪽에만 자석을 설치한 바이오칩을 이용해 전이성 암세포와 비전이성 암세포를 분리, 포집하는 데 성공했다.
유방암 세포주에 대해 실험한 결과, 비전이성 세포 100개 중 95개를 찾아냈고 전이성 세포 중에서는 100개 중 80개를 잡아냈다.
연구팀은 세포 실험에 이어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며, 자동화 진단장비 등을 추가로 개발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2일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실렸다.
곽봉섭 선임연구원은 “유방암은 재발률이 높지만 전이 여부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암 전이나 재발 여부를 효율적으로 판별해 항암치료 대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