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리뷰]<36>제트닷컴

e커머스 업체 제트닷컴은 최근 세계 최대 리테일 스토어인 월마트에 매각됐다. 월마트 인수가는 33억달러(약 3조6400억원)로 월마트 창사 이후 최대 투자이며 미국 스타트업 인수가로도 최대 금액이다. 창업한지 2년에 불과하고 지난해 7월 사이트 문을 연 신생기업에게 파격적인 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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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닷컴 창업자 마크 로어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미국 펜실베니아 주 버크넬대학에서 공부한 후 금융기관에서 근무했다. 이후 게임 업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더핏`이라는 인터넷 마케팅 관련 업체를 창업했다. 더핏은 2001년 상장업체 톱스컴퍼니에 매각됐다. 2005년에는 퀴드시를 설립해 온라인 유아용품 쇼핑몰 `다이퍼스닷컴`과 식료품 쇼핑몰 `솝(soap)닷컴`, 애견용품 쇼핑몰 `웨그닷컴`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아마존은 2010년 다이퍼스닷컴 모기업 퀴드시를 5억5000달러에 인수했고 로어는 아마존에 들어가 2년간 일했다. 이때 노하우를 가지고 아마존을 나와 2014년 세운 게 제트닷컴이다.

마크 로어는 제트닷컴 설립 당시 직접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소비자와 판매자를 위한 마켓플레이스 역할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제트닷컴은 `코스트코를 좋아하나요? 아니면 아마존을 좋아하나요?`란 문구를 내걸고 처음부터 아마존을 정조준했다. 연회비(50달러)를 낸 회원에게 아마존보다 `10~15%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 `온라인의 코스트코`라는 별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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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해 포장 단위를 크게 하고 배송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객이 구입하려는 장바구니 제품 구성을 고려해 판매자를 나중에 지정하고 한 번에 배송 가능한 업체에 제품을 몰아줘 배송료를 절약한다. 물건을 천천히 받아도 되거나 반품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받아들이면 1~2달러를 추가로 할인한다. 판매자와 소비자 거래에서는 순익분기점만 맞추는 정도로 하고 제트닷컴은 연회비로 수익기반으로 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성장한 제트닷컴은 식자재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판매업자가 1600명, 이용고객이 360만명에 달한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상품을 적절히 추천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제트닷컴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고 자금을 공급했다. 2014년 11월 실시한 시리즈A 펀딩에서 쟁쟁한 벤처캐피털이 8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어 2015년 2월 1억4000만달러 자금을 투자받았다. 이어 11월에는 총 5억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 올해 5월 투자라운드에서는 기업가치가 13억달러로 평가 받았다.

월마트는 제트닷컴 최고경영자 마크 로어에게 5년간 CEO 자리를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기업인수시 기존 경영진에 2~3년간 자리를 보장하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월마트가 그만큼 마크 로어라는 인물을 신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월마트는 그에게 월마트닷컴도 맡기는 등 전폭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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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월마트닷컴과 제트닷컴 주력상품이 겹치지 않는 부문이 많아 합병시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트닷컴은 헬스와 미용, 식자재, 유아용품, 월마트는 장남감과 게임, 운동 기기와 아웃도어, 의류에서 강점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스타트업 조직문화에 익숙한 마크 로어가 월마트와 같은 초대형 조직문화에 녹아들 수 있을지, 월마트를 제트닷컴처럼 빠른 조직으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을 드러냈다. 또 온라인 시장에서 아마존 입지가 워낙 확고해 월마트와 제트닷컴이 아마존을 능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월마트는 아마존 뒤를 잇는 확실한 2위 자리를 굳히고 오프라인에서는 아마존 추격을 물리치면서 매출을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외신은 예상했다.

[컴퍼니리뷰]<36>제트닷컴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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