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더위`가 멈출 기미가 안 보이는 가운데 여름철 최고전력수요가 기록을 또 경신했다. 전력거래소는 8일 오후 3시 순간 최고전력수요가 8370만㎾로, 역대 최고였던 올해 1월 8297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지만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를 손보아야 한다는 여론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는 절전을 유도하고 적게 쓰는 저소득 가구에 이득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7년에 처음 시행됐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100㎾h 단위의 6단계 누진 구조다. 월 전력사용량이 100㎾h 이하인 1단계 전기료는 ㎾h당 60.7원이다. 하지만 500㎾h를 초과하는 6단계는 709.5원이다. ㎾h당 전기료가 최대 11.7배의 격차가 생긴다. 이로 인해 전기 사용이 늘수록 커지는 `누진 폭탄`이 에어컨을 사놓고도 모셔 둬야 하는 부작용을 만들었다.
전기료 `누진제 논란`은 매년 여름 되풀이해 왔다.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도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 틀기를 겁내기 때문이다. 이젠 누진제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가정용 전기요금 개편을 주장하는 측은 `누진제`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생활 환경이 크게 바뀌고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전력사용량이 늘어남으로써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누진 구조로 말미암아 일반 국민의 전기료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전력소비 비중이 전체의 85%가 되는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낮은 것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전기료 누진제는 10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변곡점을 맞았다. 시대에 뒤처진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 틀기를 두려워해서야 어찌 바람직한 요금 체계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누진제 완전 폐지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절전을 유도하고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덜어 주자는 당초의 취지도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문제가 되는 누진 구간과 누진율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도 `완전 개편`과 맞먹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는 누진제를 손볼 계획이 없다고 하지만 개편을 바라는 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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