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 우버가 우버차이나를 디디추싱에 매각하며 자체 중국 비즈니스를 포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버도 중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하고 있는 디디추싱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신은 우버의 중국 시장 철수를 “기술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 주는 극명한 신호”라고 평했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 도전한 많은 글로벌 기업이 실패의 쓴잔을 들이키고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구글, 페이스북, 이베이, 월마트 등은 중국 정부의 규제나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짐 보따리를 쌌다.
중국 당국의 해외 기업 고사정책은 악명이 높다. 각종 규제와 인터넷 검열로 해외 기술 기업의 중국 소비자 접근을 막는다. 중국 정부의 만리장성 쌓기 식 자국 기업 보호 정책으로 많은 중국 토종 기업이 경쟁력을 갖췄고, 13억 내수시장에 기반을 두고 골리앗으로 성장했다.
우리 기업도 중국 당국의 규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를 핑계 삼아 한국 정보기술(IT)과 한류 콘텐츠 진출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중국 언론은 사드 배치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경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양국 정부의 신경전을 아무 대책 없이 지켜봐야만 하는 기업으로서는 애간장이 탈 지경이다. 중국 당국이 우리 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을 노골화해서 막는다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남북 간 긴장 고조로 개성공단 폐쇄를 경험했다. 물론 한·중 관계가 개성공단 사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 당국도 긴밀한 한국과의 경제 관계 악화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미국 기술 기업에 한 것처럼 한국 기업을 서서히 고사시키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장기 시각으로 정부와 기업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