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중국산 OLED 채택…`차이나 OLED`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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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레드미 프로 (사진=샤오미)

샤오미가 새 스마트폰에 자국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했다. 중국산 OLED가 메이저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이 사실상 독점한 스마트폰 OLED 시장에 중국산 역습이 시작됐다.

중국 샤오미는 최근 출시한 `홍미 프로(Redmi Pro)` 모델에 자국 패널 제조사가 양산한 5.5인치 풀HD OLED 패널을 탑재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홍미 프로 모델에 패널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외 업계에서는 중국 에버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대부분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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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출시한 `레드미 프로` (사진=샤오미)

홍미 프로는 홍미 시리즈에 새롭게 추가한 제품군이다.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군인 홍미 시리즈 가운데 홍미 프로가 역대 최고 성능을 갖춘 주력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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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미 프로 사양 (사진=샤오미)

그동안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해 왔으나 샤오미는 이례로 홍미 프로에 중국 현지 제조사 패널을 채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의 95%를 점유할 정도로 시장을 장악했다.

샤오미가 홍미 프로에 OLED를 채택한 것은 보급형 시장에서 상위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주로 플래그십 모델에 채택될 만큼 성능과 품질이 높지만 가격도 비싸 한국산보다 저렴한 현지 패널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버디스플레이는 중국 패널 제조사 가운데 최초로 OLED 패널을 양산했다. 2세대 장비로 OLED를 양산한 데 이어 4세대로 규격을 확대해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6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를 검토하는 등 OLED 기술과 생산 능력 확대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대만 HTC 스마트폰과 화웨이 스마트워치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등 양산 경험도 있다.

중국 패널 제조사 가운데 가장 많은 OLED 패널을 양산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2억5000만개 OLED 패널을 생산, 1위를 차지했다. 에버디스플레이는 220만개로 2위다. 대만 AUO가 48만개, LG디스플레이가 45만개로 뒤를 이었다.

에버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중국 패널 제조사는 소규모로 양산한 OLED 패널을 현지 군소 브랜드에 공급해 왔다. 화웨이, 샤오미, 비보, 메이주 등 세계 시장을 목표로 경쟁하는 브랜드가 아닌 중국 현지에서 초저가대 시장을 공략하는 제조사가 주요 고객이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패널 제조사가 OLED 생산 능력 확대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산 OLED 패널을 채택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급형 가격으로 중고가 성능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저렴한 OLED 패널을 찾는 수요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아직 한국산 패널과 경쟁할 만큼 품질과 수율이 좋지 않지만 이번 샤오미 사례처럼 생산 능력과 기술을 일정 수준 갖춘 기업들이 주요 브랜드의 보급형 제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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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OLED 패널을 탑재한 레드미 프로와 LC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화질을 비교하며 OLED의 우수성을 알렸다. (사진=샤오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를 생산하는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실제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아직 한국과 격차가 크다”면서 “하지만 품질이 떨어져도 판매할 수 있는 내수 시장이 거대한 만큼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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