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배우 이정재는 최근 KBS1 ‘뉴스라인’과 KBS1 정전 63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 첩보전’에 연달아 참여했다.
다큐멘터리 개봉 하루 전에 만난 이정재는 “다큐멘터리에는 진짜 인천상륙작전의 뒷이야기가 담긴다. 우리 영화는 영화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다큐멘터리에는 당시 작전에 참여하셨던 분들의 인터뷰와 실제 작전 장소 등이 소개된다. 그래서 내레이션 의뢰를 받았을 때 ‘거절을 할 수가 없는 거네요’라면서 맡게 됐다”며 “먼저 영상을 봤는데 우리 영화와 굉장히 흡사하다. 자료가 같으니까 비슷할 수밖에 없다. 영상 속에 나오는 분들의 눈이 아주 생생했는데, 감동적이었다. 60년이 지났어도 그때 당시의 상황들이 아직도 생생하신가보다”고 전했다.
이정재가 KBS 다큐멘터리에 참여한 이유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보를 위한 것일 테다. 평소 TV프로그램에서 잘 볼 수 없는 그이기에 이런 식의 출연마저도 반갑지만, 과연 왜 KBS였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7월 27일은 6ㆍ25전쟁 정전협정 63주년이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이에 맞춰 개봉하기 위해 크랭크인한 지 7개월 만에 영화를 내놓았다. KBS도 ‘정전 63주년’이라는 이름 아래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 첩보전’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지난 26일 방송한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당시 해군첩보부대장과 첩보부대의 본거지였던 영흥도 대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국전쟁 발발부터 인천상륙작전까지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현실에 대해 잊고 있었던 우리나라에게 정전 중임을 일깨워주고 당시 희생됐던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6ㆍ25전쟁의 여러 가지 이야기 중 첩보전으로 이뤄졌던 ‘인천상륙작전’의 X-ray작전만을 다뤘다. 영화와 같은 주제였고, 내용도 비슷했다. 즉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1시간짜리 긴 광고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1953년 7월 27일에 정전이 된 것은 맞지만, 실제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5일부터 27일까지 발생했다. 때문에 인천상륙작전의 첩보전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정전63주년에 의의를 뒀다기보다 영화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는 KBS와 KBS미디어가 ‘인천상륙작전’에 30억을 투자한 것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불발됐지만 앞서 리암 니슨이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뉴스9’ 출연을 고려했던 것도 이와 관련 있을 것이다.
KBS와 ‘인천상륙작전’의 인연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태원 PD는 "2009년쯤 ‘인천상륙작전’을 영상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김인규 前 KBS 사장과 의논을 했다. 당시에는 드라마로 기획을 했었는데, 영화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영화화했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영국 KBS 글로벌센터장은 “‘인천상륙작전’은 KBS 2016 글로벌 전략 선언의 제1호 투자다. KBS가 한류전진기지로서 도약을 앞두고 아시아를 강타할 킬러콘텐츠를 찾았고, 첫 번째 투자작을 ‘인천상륙작전’으로 확정했다. 공영방송 KBS와 맞는 좋은 영화에 투자 기회를 준 정태원 사장에게 감사드린다”고 기념사를 전한 바 있다.
물론 ‘인천상륙작전’을 앞세워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KBS뿐이 아니다. 투자주관사로 참여한 IBK기업은행은 최근 ‘인천상륙작전’과 관련된 기획 상품을 출간했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이상할 점은 없다. 사기업이 투자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KBS는 국민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다. 국민의 방송이 하나의 영화만을 밀어주는 것이 과연 옳을까 싶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