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소·벤처기업 혁신 역량 강화 방안`을 환영하며

지난 7월 7일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중소벤처기업 혁신 역량 강화 방안`이 발표됐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지속 발전을 위해 업계에서 입을 모아 건의한 투자 시장의 민간자본 확충 내용이 집중 포함됐다.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 입장에서 파격 방안이 포함된 만큼 이번 발표에 따른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동안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주도해 온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두 번째 일몰 시한이 내년 말로 다가옴에 따라 벤처투자 관련 법령이 개편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벤처캐피털의 글로벌화가 본격 진행돼 업계의 판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정부의 발표는 지난해 신규 투자 2조원을 넘기고 자칫 안주할 수도 있는 업계에 지속 성장을 위한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그야말로 `붐업` 기회가 왔다.

정부가 발표한 중소벤처기업 혁신 역량 강화 방안에는 투자 활성화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키워 나가기 위한 세부 계획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크게는 민간투자 확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이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자생력 제고를 위한 민간자본 유입 확대 방안은 그동안 업계가 건의해 온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모태펀드 예산 감소 우려에 대해 민간자본 모집 실적이 높은 벤처캐피털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부족한 부분을 민간자본에서 채울 수 있는 운용 방식 개선을 주장했다.

일반 법인에 세액 공제 및 벤처기업 투자를 소득 환류로 인정하는 방안은 대기업 투자를 유인한다. 또 벤처기업의 매각 대금 재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및 벤처펀드 출자에 집합 투자기구 활용 방안은 개인의 벤처펀드 참여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지주회사와 보험회사 규제 완화도 포함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최근 우리 협회는 인수합병(M&A) 활성화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거래소도 M&A 전문 기관을 선정하고 오늘 9월 M&A 중개망 오픈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생태계의 병목 구간으로 지적받아 온 투자금 회수 환경 개선을 위해 미국 등 벤처 선진국과 같이 M&A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정부 발표에도 현장 분위기를 반영한 M&A 확대 정책이 포함됐다. M&A 때 주어지는 법인세 감면 혜택 확대, 간주취득세 면제 범위 확대 등 인센티브 강화 방안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채널의 다양화를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사모펀드(PEF),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 활성화와 더불어 이들의 거래 시장을 확대, 활발한 거래를 통한 지속 투자가 가능토록 한다. 해외 투자제도 도입을 검토, 더욱 선진화한 벤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됐다.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 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중소벤처기업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공동 연구 등 세부 방안 및 벤처업계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한 금융·비금융 측면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임을 밝혔다.

업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 발표는 업계와의 소통을 지속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하겠다는 노력의 산물이다. 업계와 정부 당국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협회 입장에서 뿌듯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행보다. 업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 옷을 맞추고 첫 단추는 깔끔히 채운 셈이니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단추도 무리 없이 잘 꿰어 나가기를 바란다. 정책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거나 돌발 상황에 부딪히는 등 난관에 부닥칠 때도 있겠지만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한 걸음 성큼 다가갈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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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yslee@wiip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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