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태상호 기자의 작품 속 무기] 영화 ‘탐정 홍길동’, 총 고증 한번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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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제적인 분위기는 씬시티를 연상케 한다. 시대 배경도 애매하고 소품을 통해서 시대배경을 유추 하는 것도 그다지 쉽지 않다. 주민등록증에 나온 82년, 토지대본에 80년을 유추하면 80년대 중반 후반 정도를 겨냥한 거 같다. 영화에 전체적인 줄거리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무장공비가 주민들을 학살했다는 음모를 꾸미는 광은회와 이를 막는 홍길동과 활빈재단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탐정 홍길동은 우리가 아는 의적 홍길동과는 전혀 다른 20세기형 캐릭터이다. 칼 대신 총을 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상당한 폭력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가 일하고 있는 활빈당도 의적 단체가 아닌 한회장이라는 여성 사업가가 운영하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사설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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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영화상에 자주 등장하는 각종 총기들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악당 역인 광은회 패거리들이 사용하는 총기들은 무장공비의 주된 무장인 PPsh43(1968년 121사태의 주범인 북한 124군 부대가 청와대를 기습했을 때 사용했던 총기로 유명), 토카레프(역시 남파간첩의 주력 권총 중에 하나로 Tokarev TT33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얼마 전 검거된 일본 야쿠자가 은닉한 총기이기도 하다.), 브라우닝 25 ACP(소형 권총으로 은닉하기 편한 권총)와 글락17, S&W M10리볼버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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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악과 싸우는 홍길동 소장과 활빈재단은 1970년도에 생산된 미국제 잉그램 MAC-11(Ingram Military Armament Corporation Model 11) 기관단총과 1980년대에 생산된 이스라엘제 미니우지(Mini-Uzi) 기관단총, 글락17 권총 그리고 미니건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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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명월리 마을 총격전에서 광은회와 활빈재단은 화려한 총격신을 만들어 낸다. 미리 총기상을 매수해 총알에 화약을 제거해 광은회 일당은 권총으로만 사격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양측에 무력 균형은 깨지게 된다. 더욱이 총격신 말미에 등장하는 분당 6000발에서 8000발의 발사속도를 자랑하는 미니건이 불을 뿜는 사격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원함까지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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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과 총기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한국은 총기 문화가 없고 총기 자체가 불법인지라 그동안 영화에서 총기에 대한 고증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최근 액션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조금씩 나아졌지만 아직도 무술감독이 총기액션과 고증까지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쓰인 총기들을 보면서 영화 시놉을 짜면서 감독과 총기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킥킥 거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 만큼 비슷한 시기 총들을 캐릭터에 맞게 잘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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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락이 약간 옥에 티가 될 수도 있지만 제네레이션(Gen)에 따라서 79년부터 생산되었고 홍길동이 소음기를 달고 사용하는 글락은 1988년에 소개된 글락17 Gen2이기 때문에 영화 배경이 1988년 이후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화 총격전 전반에 걸쳐 간간히 1992년 이후에 나온 글락17 Gen3가(Gen3부터 권총 하부에 악세사리 부착용 레일이 달려있다.)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소소한 옥에 티이니 넘어가기로 하자.

얼마 전 일어난 터키 쿠테타에 대한 음모론도 판치는 요새 한번 조용히 봐볼만 한 영화이며 전체적인 액션신이나 총격신 역시 봐서 후회할 정도의 영화는 아니니 영화관 상영을 놓쳤던 분들은 다시 한 번 영화를 보면서 정확한 년도가 언제였을까 맞춰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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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에 티
잠깐 넘어가는 장면이라 못 보신 분들도 많으셨을 텐데 광은회 멤버들 파일을 보는 와중에 한 장의 사진이 예사롭지 않다. 분명 한국군 장성인데 뒤에 사열은 중국군이며 총기 역시 최신형 QBZ95를 들고 있다. 중국군은 QBZ95를 1997년에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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