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문 열리는 中 디지털 클러스터 시장, 국내 기업 진출 서둘러야

Photo Image
김동원 리코시스 COO

세계 3대 모터쇼라고 하면 디트로이트 모터쇼,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 더해 파리 모터쇼나 도쿄 모터쇼를 얘기하곤 한다. 올해 `2016 베이징 모터쇼`를 다녀와 보니 베이징 모터쇼도 이에 버금가는 세계 규모의 모터쇼로 성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4분의 1 이상이 팔리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위상을 감안할 때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이번 베이징 모터쇼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전시장이기도 했다. 이미 테슬라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비야디(BYD)를 비롯해 창안, 창청과 같은 중국 완성차업체(OEM)는 물론 많은 글로벌 OEM이 최대 전기차 시장에 자사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출품된 전기차는 예외 없이 전장 계기판에 전면 디지털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돼 있었다. 처음 양산 차량에 전면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아우디, BMW와 같은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지만 앞으로 일반 중형 세단 라인업까지 전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확대 적용하는 것은 중국이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YD 등 중국 자동차 OEM은 승용차는 물론 버스와 같은 상용차까지 이미 디지털 클러스터 양산을 위한 선행을 상당 부분 진행시켜 놓고 있다. 북미나 유럽 시장에서도 자동차 전장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전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것은 이미 대세가 됐다. OEM 입장에서는 운전자에게 전달해야 할 정보가 많아지면서 이를 유효하게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클러스터가 필요해진 것이다.

다행히 차량용 LCD 패널 생산 수율이 안정화되면서 경제성도 맞춰지고 있고, 운전자들도 스마트기기를 통해 디지털로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충분히 학습돼 있기 때문에 계기판의 디지털 전환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계기판이 디지털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자동차 클러스터 시장의 생태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아날로그 바늘을 제어하는 모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덴소, 콘티넨탈 등 일부 부품사만 OEM에 자동차 클러스터를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계기판에서 중요한 것은 임베디드 환경에서 중앙처리장치(CPU)의 부담을 최소화해 2D·3D 그래픽을 끊김 없이 표현해 줄 수 있는 최적화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솔루션이다.

이미 상용화된 자동차 임베디드용 GUI 솔루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동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만 개발해 온 업체들도 이제는 클러스터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까지 연결하는 최첨단 콕핏 시스템까지 개발이 가능해졌다.

전장에 적용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차량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자동차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인테리어 내장재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신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리상 가까운 중국에서는 이미 내수시장에만 연간 900만대를 생산해 팔고 있는 중국 OEM이 있다. 이들의 전장 디지털화에 대한 요구는 상당하다. 국내에도 OEM 양산 경험의 경쟁력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업체가 많이 있는 가운데 지금 자동차 전장의 디지털 변환 기회는 이들에게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크고 매력을 끄는 시장이다. 우리나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업체들이 적시에 중국 OEM과 선행을 시작하는 전략은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 성장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아직까지 2D·3D GUI 솔루션 및 전장에 들어가는 기능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SW) 기술은 한국이 앞서 있다. 중국 OEM도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글로벌 자동차와의 협력 레퍼런스가 있는 국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업체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 충분히 해볼 만하다.

김동원 리코시스 COO don.kim@reakosy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