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중장기 사업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계획을 세우는 곳은 절반에 그쳤다고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국내 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실태와 시사점`을 조사한 결가 응답 기업의 84.3%가 `중장기 경영계획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진다`고 25일 밝혔다.
기업들은 중장기 사업계획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로는 `경쟁심화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고조(56.1%)`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혁신적 신상품·신기업의 등장(15.4%)` `소비자의 인식 및 행태 변화(12.3%)` `국내외 경제 정책·제도의 급변동(11.1%)`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정학적 리스크(5.1%)`를 들었다.
하지만 1년이 넘는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절반 정도인 54.7%만이 `수립한다`고 답했다.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기업도 그리 멀리 내다보고 있지는 않았다. 최장 예측기간이 5년을 넘는 기업은 30.7%에 그쳤다.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애로요인으로는 `단기현안에 매몰돼 여유부족(81.9%)`이 가장 큰 문제로 나왔다. `빨라진 환경변화 속도(6.0%)` `잘못 예측할 경우 책임소재 부담(5.2%)` `자사내부 인식부족(4.3%)` 순으로 답했다.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도전적 시도가 필요한 데 국내 기업은 중장기적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종별로는 `고무·종이·플라스틱(79.4%)` `기계·정밀기기(77.8%)`가 사업계획을 세우는 기업비율이 높았고 `식음료(35.3%)`와 `제약·의료(30.0%)`는 낮았다.
산업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하는 미래기술을 물어본 질문에 기업은 `신소재(28.3%)`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이어 `에너지 효율화·친환경에너지(18.3%)` `인공지능(16.7%)` `바이오·헬스케어(11.0%)` `사물인터넷·클라우드(9.3%)` `로봇·무인기기(9.0%)` `가상·증강 현실(6.0%)` 순으로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변화가 심한 시기일수록 장기적 밑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구성원이 목표를 공유하고 흔들림 없이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서 “중장기 사업계획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핵심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사업 내용을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가다듬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