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핀테크, 세계 금융 중심 `런던`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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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2일 영국 런던 레벨39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 인 런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핀테크 기업 기술시연을 체험했다.왼쪽부터 유영석 코빗 대표, 임종룡 위원장, SC그룹 CIO, 황준국 주영대사, 나딤 샤이크 앤서미스그룹 대표.

한국 핀테크가 세계 금융 중심 런던을 뜨겁게 달궜다.

금융혁신을 강조하며 2년여간 각종 규제개혁과 진흥에 나선 한국 핀테크 산업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인 커너리 워프(Canary Wharf)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 인 런던` 행사에서 국내 핀테크기업은 물론 정부, 금융기관이 공급계약을 맺거나 투자유치, 사업협력 등 다양한 성과를 만들었다.

23일(현지시각) 영국 재무성도 현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핀테크산업과 협력 강화 지지를 직접 밝힌데 이어, 영국 주요 언론도 이번 행사를 크게 보도했다.

◇한국 핀테크 기업, 런던서 첫 결실을 맺다.

자영테크(대표 김서래)는 이날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으로부터 기술개발 비용 등으로 총 25만달러를 투자받았다. 그 동안 SC제일은행과 협력해 개발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개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포터블 페이먼트 카드 프린터는 고객이 요청하면 은행직원이 현장으로 이동, 태블릿에 연결하면 즉시 카드 발급이 가능하다.

마이클 고리츠 SC그룹 CIO는 “한국에 기술력 있는 핀테크기업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영테크가 보유한 현장 카드 발급 기술은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SC그룹은 이번 데모데이 참가업체 2곳에 추가 투자도 검토에 들어갔다.

보안 솔루션 기업 에버스핀(대표 하영빈)은 글로벌 IT기업인 오라클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클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보안 강화 파트너로 선택된 것이다. 일정 시간마다 보안 모듈을 변경함으로써 해킹을 원천 차단하는 보안 솔루션이라는 차별점이 주효했다. 그 동안 보안 모듈은 침입 방지에만 주력했다. 오라클은 자사 영업망을 통해 유럽 전역에 판매할 예정이다.

하영빈 대표는 “오라클과 협력해 3년 내 세계시장에서 1000만달러 이상 매출 달성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인터페이(대표 김근묵)도 보안 분야 글로벌 기업 트러스토닉(Trustonic) 및 인터시드(Intercede)와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 유럽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리차드 패리스 인터시드 최고경영자는 “인터페이 인증 플랫폼은 완성도가 높고, 보안에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다년간 검증된 서비스”라며 계약 의의를 밝혔다.

김근묵 인터페이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세계시장에서 첫해 500만달러, 3년 내 2000만달러 이상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KTB솔루션(대표 김태봉)도 서명기반 인증 기술인 `스마트사인`을 테소베(Tesobe) OBP(Open Bank Program) 서비스 연동 양해각서(MOU)를 통해 유럽 수출 발판을 마련했다.

은행권 활약도 이어졌다.

KEB하나은행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외환송금 서비스인 `원큐 프랜스퍼(1Q Transfer)`를 호주,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에 이어 영국에서도 출시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영국 유명한 핀테크 육성기관인 옥시겐 액셀러레이터 및 Y-액셀러레이터와 `한·영 공동 핀테크 엑셀러레이팅 협력 사업` MOU를 교환했다.

◇금융기관+핀테크기업, 동반 진출 모델 구축

이번 행사에서는 영국 핀테크기업 및 투자기관, 금융사 등과 다양한 사업제휴와 각종 계약이 체결됐다. `핀테크기업·국내 금융기관·글로벌 파트너`로 구성된 3자 협력 구도가 특징이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코빗(대표 유영석)은 IBK기업은행과 영국 비트페사(BitPesa)와 제휴를 맺고 코빗 국제송금 인프라 `하이픈(Hyphen)`을 통한 아시아·유럽·아프리카 간 국제송금 업무를 개시했다. 코빗 관계자는 “미국, 아시아, 호주 등 25개국에 이어 영국과 아프리카에도 우리 기술을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인플러그(대표 어준선)도 KB국민은행과 서클UK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및 문서 위·변조방지 서비스 개발 MOU를 교환했다.

센트비(대표 최성욱)와 KEB하나은행은 크립토페이(Cryptopay) 및 GBG와 MOU를 교환하고 영국·필리핀 간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키로 했다.

스트리미(대표 이준행)와 신한은행은 영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플로어(Coinfloor), 캠브리지대 연구팀, 영국 블록체인 전문 컨설팅회사 ZEN93과 블록체인 기술·사업 공동연구 MOU를 교환했다.

AT솔루션즈(대표 김종서)와 KB국민은행도 영국 트러스토닉(Trustonic)과 스마트폰 안전 인증 서비스 출시를 진행키로 했다.

◇한-영 핀테크 협력 물꼬 텄다.

이번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는 금융위 산하 핀테크지원센터와 유럽 최대 핀테크 육성기관인 레밸39이 함께 개최했다. 영국 측에서 벤 브라빈(Ben Brabyn) 레밸39 대표, 마이클 고리츠(Michael Gorriz)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CIO 등 15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행사에서 한국 핀테크 기업 13곳이 데모를 진행했고, 11개 업체가 MOU를 교환했다.

또 금융위원회와 영국 금융감독원(FCA) 간 핀테크 분야 협력 MOU도 교환했다. 양국은 핀테크 분야 규제 현황, 산업·생태계 동향에 대한 정보 교류 등의 업무협력을 진행한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영을 계기로 시작된 양국 간 금융협력 강화 방안이 실제 성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날 영국 재무성도 “영국 핀테크기업과 투자자들이 아시아(한국 포함) 시장에 진출하고, 한국 핀테크 기업과 투자자를 영국으로 끌어들이는데 `핀테크 브릿지(합의문)`가 일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렉시트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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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영국 런던 레벨39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 인 런던`에 참석해 축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한국이 핀테크 출발은 조금 늦었지만 규제개선, 생태계 조성 등으로 혁신적인 서비스가 지속 출시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영국과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글로벌 금융혁신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영국)=


홍기범 금융/정책부 데스크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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