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48V(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대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보쉬·콘티넨탈·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내년부터는 양산에 들어간다.
48V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자동차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로도 부른다. 구동모터와 회생모터를 결합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부품이 적게 든다. 전압을 48V로 올려 효율은 높이는 방식이다. 엔진에 추가로 파워를 공급하고 회생 제동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어 연료 소비와 CO2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폭스바겐 디젤 사태 이후 유럽 업체를 중심으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전압이 12V에서 48V로 높아짐에 따라 48V용 배터리 시스템이 별도로 개발돼야 한다. 시동·발전기, 48V와 기존 12V를 연결하는 DC/DC 컨버터 등이 필요하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계는 이들 시스템을 최근 개발 완료하면서 48V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대를 예고했다.
보쉬는 내년부터 양산에 나선다. 보쉬 시스템은 엔진에 10kW 이하 추가 파워 공급이 가능하고 회생 제동 에너지를 사용해 연료 소비와 CO2 배출량을 15%까지 낮추는 효과를 낳는다. 보쉬의 48V 시스템은 구동모터가 트랜스미션에 결합되어 있으며 파워트레인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현대모비스는 48V 하이브리드를 위한 시스템 선행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부분은 48V 배터리 시스템, 인버터 일체형 시동·발전기, DC/DC 컨버터 등 전체 시스템이다. 양산은 완성차 업체와의 조율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48V를 이르면 내년 상용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콘티넨탈은 48V 시스템에 클라우드 기반 에코드라이브 솔루션 e-호라이즌을 연동하는 데 성공했다.
콘티넨탈 관계자는 “48V 시스템을 클라우드에 연결하면 연료 절감을 위한 엄청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차량의 전방 상황을 예측하여 에너지 관리를 조정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무동력 탄력주행과 회생제동의 최적의 조합으로 더욱 효율적인 주행 전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품의 선행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내년부터 완성차 업체들의 상용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다임러는 내년 48V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쌍용차는 올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48V 기반 콘셉트카 SIV-2(Smart Interface Vehicle)를 선보였다. SIV-2에는 1.6ℓ 디젤엔진 및 1.5ℓ 터보 가솔린엔진에 10kW 모터-제너레이터, 500Wh급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CO₂ 배출량을 줄였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