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식 카드 결제 단말기 인증과 관련 글로벌 카드사의 개별 인증을 모두 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이 나와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제 단말기 하나를 인증받으려면 비자, 마스터 등 EMV진영에 속한 5개 카드사의 개별 인증을 모두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에 대한 구체적인 인증 가이드라인 부재로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비접촉식 결제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일부 밴사가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 EMV인증을 추진하다 난관에 부딪쳤다. 접촉식 단말기와 달리 비접촉식 단말기는 비자, 마스터, 은련, 아멕스, JBC카드로부터 별도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여신금융협회가 접촉식과 달리 비접촉식 단말기는 글로벌 카드사별 규격(레벨2 스펙)이 상이해 사용을 위해서는 각 사로부터 개별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총 5개 카드사별로 인증에 소요되는 기간만 1년, 관련 비용도 개별 기기별로 수천만원에 달한다.
IC카드단말기 보급사업에 EMV인증을 의무화했지만, 정작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 인증에 대해서는 금융당국도 세부 가이드라인 없이 파악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밴사 관계자는 “비접촉식 결제가 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고, 향후 간편결제 등 NFC 결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맞는 인증 체계나 가이드라인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중소형 밴사는 비접촉식 인증 신청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카드사의 `갑질`이 인증 부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비자카드가 해외수수료를 한국만 올린 것에 더해 NFC규격 제정에도 반대 입장을 보이며 국내 카드사와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비자 등 글로벌 카드사는 EMV인증이 의무화된 만큼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도 국제 규격이 호환되게끔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IC카드 단말기 제정 규격을 논의할 때 비접촉식 단말기 인증에 대한 협의가 일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며 “현재로선 국제 카드사로부터 수천만원씩 내고 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국제 규격이 있어 현재로선 보안 등의 문제로 인증을 따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시장의견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