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모든 이용자에게 무료로 풀면서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업계와 이용자 확보 경쟁이 가열된다. 내비게이션은 다양한 온·오프라인(O2O)연계 서비스와 연계 가능한 플랫폼 사업 근간이다. 수집된 빅데이터는 마케팅 효과도 뛰어나다. 향후 커넥티드카 등 미래먹거리 개발에도 중요하다.
SK텔레콤은 19일 T맵을 모든 통신사 이용자에게 무료 개방했다. 전체 이용자로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까지 다른 통신사 이용자가 이용하려면 월 4000원 이용료를 내야했다. 통신 이용자 이탈 방지 효과나 유료 수익보다 플랫폼 사업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실시간 서비스 정확도를 높인다. 현재 가입자 1800만명, 월사용자 800만명 수준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무료 개방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수를 늘리면 서비스 정확도가 높아져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카카오는 2014년 인수한 록앤올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개편, 지난 2월 `카카오내비`를 출시했다. 3개월 만에 월 이용자수 34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 다른 서비스와 연계성이 강점이다. 네이버도 지난해 12월 네이버 지도 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했다. 1000만명이 넘는 네이버 지도 이용자를 기반으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했다. 지도 앱 안에 있어 장소 검색, 길 안내, 예약, 결제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강점이다.
내비게이션은 지도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 사업 핵심 서비스다. 교통, 숙박 등 다양한 O2O서비스와 연계성이 좋다. 빅데이터 가치도 높다. 내비게이션 데이터는 일반 이용자 위치 데이터와 달리 자동차 운전자 기반이다. 가족 단위, 구매력 높은 이용자 정보를 확보해 마케팅 가치가 높다. 사용자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뿐 아니라 이동 경로 데이터가 축적되면 인구 흐름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남영준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내비게이션에서 수집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시간, 위치, 날씨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인구가 어떻게 이동할지 예측이 가능해진다”며 “다양한 서비스와 마케팅에 활용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모바일을 넘어 다양한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접목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SK텔레콤은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 네이버도 커넥티드카 관련 기술 개발과 협력에 힘을 쏟는다. 최근 차량 공유 업체 그린카와 손잡고 그린카 차량 안에 네이버 지도, 내비게이션, 음악, 검색, 뉴스 등을 제공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맵은 사물인터넷 플랫폼, 커넥티드카, 전기차 등 미래 성장 사업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