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은 최근 소프트웨어(SW) 사업 분할발주 시범사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SW 설계 및 구현사업자(17명)의 90%는 분할발주 협상 또는 계약 이행 과정에서 추가 과업 요구 등 발주 기관의 불공정한 관행이 시범사업 이전에 비해 완화됐다고 답했다.
기술자 시각으로 볼 때 설계 검증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9%나 됐다. 구현사업자의 설계서 이해도는 60% 수준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구현 사업 이행 과정에서 설계서 수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77%가 수정했다고 답변해 향후 설계 품질 제고를 위한 표준산출물 다양화, 설계 검증의 내실화, 사업자 역량 강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분석됐다.
발주 기관 담당자(9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문제점은 드러났다.
분할발주 제약 요인인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과 충분한 사업 기간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문제점은 조달청이 지난달 실시한 `SW 분할발주 발전 토론회`에서도 재확인됐다.
발주기관, 설계검증위원, 계약자, SW정책연구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SW사업 분할발주의 근거 법 신설을 꼽았다.
참석자들은 수십 년 동안 분할발주를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뤄지지 않고 현실을 감안, 분할발주를 의무화할 수 있는 근거 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업 규모나 특성 등을 고려해 적합한 사업에 우선 적용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 거시 관점에서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토론회 참석자 등 소수는 분할발주 법제화에는 찬성했지만 분할발주를 의무화하기보다 사업 특성 및 발주 여건 등을 고려, 발주 기관이 자율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발주자와 계약자의 설계 검증에 대한 이해 부족, 감리와의 역할 중복 등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 시간 내 많은 양의 산출물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요구 사항과 산출물의 비교 분석 등 관리 도구(툴)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SW사업 유형별로 표준산출물 탬플릿을 다양화하고 설계자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SW 사업의 성패는 발주자의 관심과 참여도가 관건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조달청은 토론회 등을 통해 모은 의견을 수렴한 뒤 SW사업 분할발주의 근거 법 신설 등을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의 SW산업진흥법령, 기획재정부의 계약예규 등 관계법 개정을 지속 건의할 방침이다.
또 분할발주를 지속 지원하는 한편 사업 유형별로 표준산출물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설계산출물 작성과 검증을 수행하는 관리 도구를 도입하고, 설계검증위원회와 감리 간 역할 중복을 막기 위해 `설계 검증 가이드(가칭)`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설계우선 방식을 적용한 분할사업의 계약 관리 및 설계 검증 대행 과정에서 설계자의 독립성, 하자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김지욱 정보기술계약과장은 “연중 분할발주 시범사업을 발주하고 사업 관리를 지속 지원할 것”이라면서 “SW사업 분할발주 관련 근거 법 신설 등 분할발주 활성화를 위해 관련 부처에 관계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