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이 말하는 `네이버와 라인`<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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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터넷기업은 왜 `포켓몬 고` 같은 혁신 못 하냐는 비판에 대한 생각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기만의 방식이나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

▲포켓몬 고 같은 서비스가 나오면 또 괴롭다. 또 뭐가 터졌구나. 우리 기업이 더 빨리 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반성한다. 구글이 AI 투자 30조원했다.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해서 그 돈 가지고 투자를 한다. 뛰어난 인재와 돈을 갖고 투자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우리는 적은 자금 가지고 한다. 브랜드 인지도도 낮아 인수도 쉽지 않다. 야단 맞을 때 반성도 많이 하지만 조금 서운하다. 워낙 규모가 다르다. 우리도 애쓰고 있지만 힘이 많이 든다. 미국 블랙버스터 나오면 왜 국내에서 이런 것 못 만드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생존 위한 투쟁 중에는 그런 곳에 투자 어렵다.

하지만 그런 혁신을 못해내면 죽는다. 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금 부족하고 인력 부족하지만 어떻게든 집중해 생존해야 한다. 의지 정도가 아니라 절박함이다. 생존위해서는 혁신하고 히트상품 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해외에서 나오는 것을 혁신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 안에서 새로운 시도 한 것도 있다. 혁신 없이 뭐하냐는 표현이 정말 속상하다.

상장하다보니 경영철학 질문 많이 듣는데 직원에게도 이게 우리 회사 비전, 철학이라고 명쾌하게 말한 적이 없다. 3년, 10년 후 어떤 회사가 될 거냐는 질문 받는데 알 수 없다. 알지 못하는데 아는 것처럼 얘기하기 어렵다. 아는 사람 있다면 그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 우리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비전이 없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때문이다. 비전 생기면 오히려 거기 맞추려 경직된다. 빠르게 못 움직이고 머뭇거린다. 회사는 변화할 수 있어야 되고 빠르게 변화하려면 유연해야 한다. 절박한 변화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유연성이 회사가 살아남는 기본이다. 의사결정에서도 그런 면을 가장 강조한다.

-해외 진출하면 잘 될 서비스나 제품이 있나.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거대한 공룡들이 게임에 적극 나서는데 네이버는 게임사업 안하나.

▲해외 진출은 지금도 많은 시도를 한다. 라인웹툰도 있고 브이도 차별화된 시도다. 웍스모바일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뿌리가 있는 사업이다.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확률이 떨어진다. 내부에서 기술력 쌓아 그 다음에 아이디어를 접목한다. 웍스모바일도 회사 안에서 이메일 클라우드 서비스 오래한 바탕에서 시작했다. 브이도 동영상 전송기술이 바탕이 됐다. 웹툰도 10년 넘게 해왔다. 의외로 스노우 같이 굉장히 발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도 있다. CIC, 셀, 자회사 형태로 능력 있는 후배가 오랜 기술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도하는 게 가장 기쁜 일이다. 라인은 첫 번째 자회사 상장 스토리다. 마지막이 아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많은 후배가 자신감 가지고 더 멋진 시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기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분사하면서 게임사업과 포털을 나눴다. 네이버도 계속 자회사, 셀 조직으로 분할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게임사업 다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라인은 퍼블리싱 매출 올리고 있다. 네이버가 직접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 정부가 외부 시장 막고 그 안에서 엄청 성장하고 자기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매출로 해외 나온다. 수퍼셀 좋은 회사고 관심 있을 수 있지만 지불하는 비용 규모, 스케일이 너무 다르다. 이들을 상대로 어떻게 자본, 인수합병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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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인재 확보 고민 어떻게 해소하나. `은둔의 경영자`라는데 정기적으로 얼굴을 비추거나 쌓아온 인사이트 공유할 계획 있나.

▲인재확보는 너무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국내에서 확보 애쓰지만 해외에도 좋은 인력 많다. 연구소는 해외에도 지사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실리콘 밸리 지사 만드는 회사 많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거기 A급 인력이 한국기업에 오는가. 여러 어려움이 있다. 페이스북, 구글은 인건비도 비싸고 브랜드도 강하고 경력 쌓는데 좋다. 사람을 데리고 오기 어렵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한국까지 모시는 건 더 어려운 일이라서 해외 연구소 만들어 채용하려 한다. 대학과 연계해 학생 받는다든지 유능한 인재가 있을 때 회사 만들어 일하게 해준다든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네이버 주가가 떨어졌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어떤 점이 어렵고 위기인가. 어떤 부분이 힘들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라인이 별도 상장으로 빠져나가면 네이버 주식 값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라인이 독립된 회사가 되고 자금 확보해서 성장해야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네이버로서는 위기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라인 빠진 상태에서 다시 네이버 주식을 사야하는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야할 때라고 임원과 얘기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자회사 지원하고 기술투자도 늘려야 한다. 이 회사에 투자하면 주주에게 이익이 되겠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인터넷은 미국·중국 몇 개 회사 외에는 살아남은 곳이 없다. 야후가 2등인데 미국에서 고생한다. 인터넷 기업이 제대로 생존하고 독자적 경영하는 곳이 거의 없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곳은 돈도 많고 인재도 좋고 인수합병·투자 잘한다. 이런 회사 상대로 어떻게 살아남을까 늘 고민한다. 매년 고통스럽다.

네이버는 매년 태어나고 매년 살아남아왔다. 매해가 다 고통스럽다. 엄살이 아니고 정말로 인터넷이란 곳은 워낙 큰 상대와 경쟁해야 한다. 동영상·SNS 등 국내 시장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이렇게 뺏기면 검색에도 영향을 준다. 국내에서 계속 경쟁력 가질 수 있을 것인지 굉장히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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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본인 경영자에게 스톡옵션 적어 서운하다는 보도가 많았다. 구글 지도 반출해야하느냐 정부 내에서도 논란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라인 국적이 어디인지, 한국인지 일본인지 이슈가 되기도 한다. 상장해도 네이버가 메이저 회사지만 네이버 60%가 외국인 주주다. 지분율 가지고 국적 따지는 것은 잘 맞지 않는 얘기다. 한국인 지분 많은 것은 스타트업 초기 라인 성장할 때 기술력으로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메신저가 빠르게 퍼질 때 안정성 지원하고 기술개발하고 서비스 빠르게 집어넣는 게 굉장히 어렵다. 그 부분은 초창기 개발자가 기여할 수밖에 없다. 신 CGO가 사업에 강점이 있지만 개발도 굉장히 잘 읽는다. 개발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지원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 일본 사업 시도에 따른 보상은 일본 직원이 많이 받을 것이다.

미국 회사는 정말 무섭다. 이런 회사가 시장을 뺏고 있다. 국내에서 유튜브가 동영상에서 얼마를 벌어 가는지, 구글·애플이 얼마를 버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다. 세금도 안 낸다. 중국처럼 막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런 것은 굉장히 불공정하다. 돈을 벌면 매출도 알리고 세금도 내야 한다.

가뜩이나 차이 나는데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다. 구글이 개인정보 문제가 생겨서 이슈를 제기했는데 구글코리아는 아는 게 없고 서버는 찾을 수 없었다. 작은 회사도 아니고 이 문제 책임 있게 반드시 해결해야한다. 네이버가 사용자 데이터 문제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고 개인정보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게 해외에 뿌려놓고 넘어가려 한다면 용서할 것인가.

서비스하려면 국가 룰이 있고 상황 있다. 그것을 지키려면 국내에 서버가 있어야 한다. 구글 같이 자금력 있는 회사가 뭐가 어렵나. 자기 알고리즘상, 서버 기술상 안 되니까 나라가 법을 바꾸라고 얘기하는 게 왜 진지하게 논의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네이버가 이렇게 얘기하면 당연히 혼나고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을 것이다. 구글 지도가 좋으면 들어오고 서비스해야 한다. 하지만 세금 내야 되고 서버를 세워야 한다. 중국·러시아·유럽 다 하고 있다. 엊그제 법 생겨서 유럽도 법안 만들고 있다. 왜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나라 법을 바꾸라고 하는가. 개인적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상장 뒤 신중호 CGO와 어떤 얘기했나. 라인 직원 인센티브 계획은 어떻게 되나.

메시지는 주고받았다. 통화는 안 했다. 방송에서 종 치는데 뭉클했다. 울지 말라고 보냈다. 서로 덕담도 했다. 좀 전에 상장 잘 끝났는데 영어인터뷰 때문에 죽을 것 같다더라. 일본 가서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괴로워해 술 먹다가 해 뜬 것을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정말 성공하고 싶었고 그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라인 어느 정도 된 성장한 뒤에도 꿈인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이번에 뉴욕에 서서 벨을 누르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그래서 잠을 못 잤다. 신 CGO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라인 인센티브는 라인 상장하면서 보상 계획 있어서 어느 정도 됐을 것이다. 인터넷 기업은 사람이 모든 것이기 때문에 단발성이 아니라 잘되면 잘될수록 능력 있고 헌신적으로 일한 직원에게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게 회사 문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성장하기 위해 그런 계획 준비해야 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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