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이 말하는 `네이버와 라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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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성장 한계는. 네이버 성장 전략은.

▲매달 일본 오가며 느꼈는데 한국에서 성공한 브랜드가 해외 나가면 너무 약하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미국 서비스와 브랜드를 인정한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는 하드웨어보다 브랜드 힘이 더 중요하다.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라인이라는 브랜드가 그만큼 해외 사용자 시장에서 어느 정도 브랜드를 얻고 도쿄 같은 곳에 상장돼 기쁘다. 조금 더 강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국내 창업 스타트업이 해외 도전할 텐데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좀 더 성과를 내려면 한계를 명심해야 한다. 개발하기 위해 많은 자금·인력 들어가니 협력 체계도 많이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라인이 상장했다는 것, 독립했다는 것, 별도 주주 회사로 됐다는 게 기쁘다. 네이버 앞으로 모습은 이것이 하나가 아니라 또 다른 라인이 나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장에서 성장하고 독립 비즈니스가 돼야 한다. 네이버 자체도 있지만 안에 있던 모델이 독립돼 나간 후 멋진 자회사로 성장해나가는 거름, 디딤돌이 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다.

-이번 상장으로 국내 콘텐츠 창작자 통로 역할도 확대되나.

▲라인웹툰이 가장 좋은 사례다. 많은 창작자에게 도전하는 기회를 주고, 도전했을 때 명성과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창작물이 해외로 나가고, 해외 창작자는 한국으로 오도록 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라인웹툰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해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플랫폼 모델이 다른 분야에도 기여한다. 브이는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인다. 지금 해외 나갈 준비 중이다. 마음의 소리 작가 조석 같은 분은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자부심이고 보람이자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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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상장 얘기가 나왔다. 동시상장 이유는.

▲상장에 대해서 언론에서 오해가 있었다. 상장이라는 게 협회와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표나 이런 것을 할 수가 없어 제대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가장 큰 오해는 상장시기를 놓쳐서 뒤늦게 나쁜 시기에 들어간다 것이다. 성공적인 상장이 무엇이냐를 봐야 한다. 가장 큰 돈을 얻을 때 들어가 확보하는 게 상장 성공인가. 일반주주에게 주식 공개해 매수하게 하는 것이다. 사업에 자신 있고, 투자자가 손해 보지 않게 하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상장 준비는 3~4년 전부터 했다. 초기 메신저는 마케팅 전쟁이었다. 선점하는 사람이 이길 가능성이 컸다. 우위 점하기 위해 자금이나 인수합병 가능성 있어서 준비하도록 했다. 언제든지 자금 확보하고 인수합병 필요 있다면 주식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당시에 안 한 것은 인터넷 거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치는 정상적인 가치가 아니다. 메신저가 어떻게 수익 창출할 수 있는 것인가는 아무런 답이 안 나왔었다. 주주에게 책임감 있는 행동이 아니다. 지금 라인 모습은 매출과 시장 잡히고 투자자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다. 비로소 일반 투자자에게 우리 스토리와 비전을 공감할 수 있게 됐다.

상장은 지금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2년 전 10조원이고 지금 6조원이라면 그전에 상장했다면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다. 지금 상장해서 꾸준히 올라가는 모습이 책임감 있는 회사 모습이다.

경영권 때문에 상장 못한다는 기사도 봤다. 그것도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 종류주 많이 갖고 있다. 주식 발행해서 더 많은 의사결정권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 감수, 빠른 의사결정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보편적이다. 한국에서 법적으로 허락 안 된다. 일본은 되는데 사례가 없다. 안정적 의사결정 위해 검토했다. 검토 후 오해 있을 수 있어 안 했다. 이것 때문에 중요한 결정이 영향 받은 것은 아니다.

라인은 가장 많은 사용자와 매출이 일본에서 나온다. 가장 잘 사용하는 곳에서 상장이 의미 있다. 일본만의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도 해외 다른 나라에서 1등하는 곳도 있다. 해외 진출 의지 보이려면 뉴욕에 상장해야 한다. 인수합병, 주식 스와핑하려면 뉴욕 상장해야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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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상장을 통해서 스톡옵션으로 주식가치를 인정받았는데 네이버 지분율 올릴 계획 있는가. 라인 스톡옵션 수익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라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투자하는 구체적 기술이나 사업모델은 무엇인가.

▲라인 이사회 안에 사외 이사로 구성된 별도 평가위원회 만들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공정한 평가가 중요하다. 내부 사람 배제하고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신중호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가장 많이 받았다. 저도 많이 받았다. 보상은 앞으로 회사 가장 큰 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기술이나 서비스 외에 굉장히 많은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인사나 재무 등에 많은 자원이 쓰인다. 해외사업하면 생각보다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 웹툰 같은 경우도 수백억원 투자하면서 적자를 봤다. 아직도 해외에서는 적자다. 컴퍼니인컴퍼니(CIC), 자회사 등 독립적으로 일하는 인사체계와 조직이 늘었다. 네이버가 큰 회사니까 안정적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큰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하게 한다. 그런 사람 지원해 계속 새로운 자회사가 나오는 문화가 돼야 한다. 정열을 바쳐서 일한 사람에게 평가와 보상하는 체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번 평가위원회에서 신 CGO는 위험 감수하고 어려운 문제 해결하며 성공한 점을 평가받았다. 나도 창업주라 평가 받은 게 아니다. 10년 넘게 매달려 일본을 오가면서 노력했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냥 지원한 게 아니라 그 사업 주축이 돼서 많은 일을 했다. 내가 책임을 지고 이사회에서 얘기할 만큼 도전한 데 따른 보상이다. 이것이 하나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안주하지 않고 해외에 도전해서 정열적으로 일하는 이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시스템화되고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

라인 상장은 네이버에게도 많은 변화를 준다. 라인이 가장 집중하는 곳은 동남아 시장이다. 유럽이나 북미는 한 번 도전해야하는 꿈의 시장이다. 브랜드를 다르게 만드는 새로운 사례를 만드는 도전의 장이다. 구체적 자금 같은 것은 다시 논의해야 된다. 일본 나가서 사업 준비한 게 10년이 넘었고 이것도 기적적인 일이다. 사업이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하늘이 도와줘야 한다. 북미 시장은 시간이 어마나 걸릴지 모를 일이지만 누군가 가서 해야 한다.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디딤돌이 돼야 한다. 다음번 제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그쪽 시장에 나가서 다시 준비하고 기회를 찾는 것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 투자도 필요할 것 같다. 사업계획을 잘 준비해 이사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스톡옵션을 판다고 네이버 경영권 갖고 오기 힘들다. 돈으로 경영권 유지는 불가능하다. 가치가 없으면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경영권 지키는 것이지 금액이나 자금으로 지키는 게 아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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