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의 고장`으로 알려진 광주는 문화예술에 대한 감수성이 어느 지역보다 뛰어납니다. `굴뚝없는 산업`인 문화콘텐츠 산업이 지역을 대표하는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체력 강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이달 취임 6개월을 맞은 양효섭 광주문화예술회관장은 `문화예술의 산업화`를 거듭 강조했다.
`태양의 후예` 등 한류열풍이 말하듯 문화예술은 이제 `즐기면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 영역이 됐다. 잘 만든 뮤지컬 한 편에 수많은 관객이 몰리고 여기서 만들어진 콘텐츠에는 광고가 붙는다. 제조업의 경우 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투자비용이 많지만 문화콘텐츠는 소모성 비용이 크지 않다. `문화수도`라는 애칭 답게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광주문화예술회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인프라도 풍부하다.
광주시 투자유치과장을 역임한양 관장은 `첨단산업 전문가`로 불린다.
LED, 광통신 등 지역주력산업 분야의 전략과 비전을 세우는 일을 전담했다. 올 초 광주문화예술회관장으로 취임하면서 첨단산업과 문화예술의 융합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다.
이를 위해 양 관장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영국의 예술행정가 존 피크의 명언을 취임 일성으로 내걸었다. 행정이라는 제도적 틀안에 예술인을 관리하기 보다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해묵은 내부갈등 원인이었던 예술감독 선임절차를 단원들이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하면서 투명성을 강화했다. 올 연말까지 예술단체별 비출연직 단원을 통합하는 사무국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따뜻한 카리스마와 소신 있는 행정은 그가 가진 최고의 무기다.
양 관장은 “문화예술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하는 일에는 조화와 협력이 필수적” 이라며 “350여명의 회관구성원들과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관장실을 개방하고 연락처를 공유하는 등 소통과 배려의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향악단과 국극단원 채용은 14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국내 최고수준의 예술가가 노크하고 있다” 면서 “해외공연 등 교류공연을 확대해 한류문화 전파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지난 달에는 광주시향이 동경예술극장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2000여석의 객석을 가득 채운 이번 연주회에서 일본인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양 관장은 “문화예술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순수예술의 명맥을 잇고 지역 예술인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면서 “지역산업과의 유기적인 협력시스템을 통해 문화예술의 DNA를 제조영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