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과총이 설립된 지 50년을 맞은 과학기술의 해다. 과총은 13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세계과학기술인대회를 연다. 기념식과 세계과학기술인대회는 전년과 달리 노벨상 수상자 2명을 초청하는 등 규모를 키웠다. 50주년 자축의 의미에서다.
그러나 오랜 역사와 다르게 과총 내부에는 파열음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사무총장 임기 연장으로 노동조합에서 성명서를 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사무총장 임기가 6월 30일자로 만료되는 가운데 회장이 직권으로 7월까지 근무를 연장하겠다고 공표한 것이 갈등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사무총장 연임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과총 내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부섭 회장의 경우 취임 첫해에 회장 지시 불이행 등의 이유로 이헌규 사무총장의 직무가 정지되기도 했다. 과총 출범 이후 조직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사무총장 직무가 정지된 건 처음이었다. 그 이후 크고 작은 마찰이 적지 않았다.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과총 회장이 바라보는 시각과 기존 조직원의 시각이 달라 여러 면에서 충돌한 결과다.
과총은 과학기술 관련 학술단체 지원과 과학기술계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고 외부에 전달하는 과학기술계의 구심점이다. 그럼에도 계속된 파열음으로 `과총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과학기술은 급변하고 세계 각국은 미래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비하고 있다.
과총은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하는 과학기술단체다. 정부에서 매년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도 지원 받는다. 과총의 목적과 역할이 무엇인지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번 50년 행사를 기점으로 과학기술인들이 미래를 향해 의기투합하는 진정한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