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2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철도통합망(LTE-R) 사업의 출발선인 원주-강릉선 사업을 KT가 수주했다. LTE-R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LTE 기반 철도 통신으로, 외산 기술 국산화와 대규모 수출이 기대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원주-강릉 구간 철도통합무선망(LTE-R) 구매설치` 입찰 결과 KT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KT는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한국전파기지국과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을 수주했다. 가격 점수는 SK텔레콤 컨소시엄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기술 점수에서 이를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우선협상 과정을 거쳐 2018년 초까지 원주-강릉 구간에 시속 250㎞급 LTE-R를 설치한다. 열차 도입과 테스트 기간을 고려하면 통신망 구축은 내년 6~7월께 마무리된다. 사업 규모는 약 400억원이다.
사업 구간은 원주-강릉 구간 철도와 중간 기기실, 강릉 차량기지, 철도교통 관제센터, 예비 관제실, 차상설비를 포함한다. 열차와 열차 또는 지상 간 열차 운전과 시설 유지보수 정보를 효과 높게 교환하는 게 목적이다.
LTE-R는 철도기술연구원이 주축이 돼 2010년부터 개발한 LTE 기반 철도 무선망이다. 외산 기술 일색인 철도 통신을 국산화하고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통신망에서 볼 수 없는 고속 이동통신과 데이터통신, 그룹통화 등 철도 통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췄다.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RTCS)의 핵심 통신기술로 활용된다. 700㎒ 통합 공공망에서 해양망(LTE-M)과 함께 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역할도 담당한다.
지난해 세계 최초 LTE-R 구축 사업으로 주목받은 부산지하철 1호선 무선설비 구매·설치 사업은 SK텔레콤이 수주했다. 부산지하철 사업은 시속 100㎞ 안팎의 도시철도(지하철)를 위한 사업이다. 부산지하철이 기술 측면에서 첫 LTE-R 도입의 의미가 있다면 원주-강릉선은 일반 철도에 LTE-R 사업 확산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KT 관계자는 “일반·고속철도 최초로 LTE-R 사업을 수행하게 돼 책임감이 막중하다”면서 “오랜 기간 쌓아 온 통신 노하우와 경험을 앞세워 원주-강릉선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까지 전국 5000㎞ 철도에 2조원 이상을 투자, 일반·고속철도용 LTE-R를 설치할 계획이다. 원주-강릉선을 시작으로 경부고속(광명~동대구), 원시-소사, 동해남부선, 중앙선, 동해선 등 사업을 잇달아 발주한다. 120억원 규모의 김포도시철도 LTE-R 사업은 사업자 선정을 시작했다.
고사 위기에 몰린 통신장비 업계엔 재난망 사업과 더불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기지국·중계기, 통신 솔루션과 서버, 푸시투토크(PTT) 단말 업체 등이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진행된 원주-강릉 구간 LTE-R 구매 설치 첫 입찰은 SK텔레콤만 입찰에 참여했지만 유찰됐다. KT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입찰을 유보했다. LG유플러스는 첫 입찰과 재입찰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