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 국내 O2O시장 공략 키워드 `구조·상품·상생`

야근을 마치고 회사를 나왔다. 대중교통은 이미 운영을 종료했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고, 각종 범죄가 들끓어 무섭기만 하다. 이럴 때 회사에서 나올 필요 없이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택시를 부른다. 지도상에서 택시 위치를 파악하고 시간에 맞춰 내려간다. 택시 위치를 지인에게도 알려줄 수 있어 안전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다.

팀원들 덕분에 어려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보답을 하기 위해 커피 한 잔씩 돌리기로 했다. 커피숍에 내려가 주문하고 기다리려니 시간이 빠듯하다. 스마트폰을 꺼내 우선 커피를 시킨다. 커피가 나오면 알아서 알려준다. 때에 맞춰 찾아가기만 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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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한중 모바일 비즈니스 포럼 2016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O2O 시장 전반에 대한 정보와 중국 진출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일상생활 속 O2O 사례다. O2O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에 온라인을 얹어 수요자가 즉각적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빠르고 안정된 네트워크 기술 발전과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 커가는 모바일 생태계를 등에 업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O2O(online to offline)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다. 기존에는 온라인에 모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해 판매망을 확대하는 서비스를 가리켰으나 최근에는 그 범위가 더 넓어졌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즉각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 온디맨드 서비스라고도 불린다.

O2O 확산 일등공신은 `스마트폰`이다. PC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상거래는 PC앞에서 이뤄지기에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보니 거래되는 매물이 `디지털 재화`에 국한됐다.

근거리 통신 기술 발달로 인해 O2O 생태계는 더 확대됐다. NFC와 비콘 등이 주로 꼽힌다. NFC는 13.56㎒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접촉하지 않아도 10㎝ 간격까지 단말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RFID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근거리 통신기술과 빠른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프라 구축에 성공한 O2O는 모바일결제를 만나 완성도를 더 높였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삼성페이`를 론칭했다. 포털업체인 카카오와 네이버도 각각 카카오페이와 N페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SK플래닛은 `시럽페이`를 운영 중이다. 향후 모바일결제 사업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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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O2O 서비스 론칭 전 효과적인 연결과 제품화된 서비스를 전달해야 사용자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 “핵심은 효과적 연결과 제품화된 서비스”

“오늘날 사회는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사람과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는 사람으로 나뉘고 있다. 온디맨드 경제는 이 두 부류의 사람이 서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O2O 사업에 관해 `디 이코노미스트`에 언급된 말을 인용했다. 이보다 더 절묘하게 떨어지는 말이 없다는 설명이다.

O2O는 이미 대세다. 글로벌 O2O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의 가치를 추산하면 우버는 680억달러(약 81조원)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세계 비상장 기업 중 1위다. 카카오 10개, 네이버 5개를 합친 정도의 수준이다. 기업 한 곳이 가진 가치가 이 정도면 그만큼 시장 규모는 대단하다. 2위인 에어비앤비도 260억달러, 중국 디디콰이디는 250억달러 등으로 각 분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정 부사장은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는 3조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2조3000억원 수준이지만 국내 O2O 시장은 오프라인 커머스만 320조원이 될 정도로 넓다”며 “이렇게 높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어떻게 연결할까가 고민이었다”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이 바라보는 O2O 시장 진입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 △사람과 정보의 연결 △오프라인 비즈니스와의 연결 △사물의 연결에서 해답을 찾았다.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주는지 알기 위해 실질 생활 영역을 살펴보기도 했다. 그 중 불편함이 발견된다면 이를 해소시키는 것이 O2O의 나아갈 길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사람들의 생활영역을 살펴보면 필수생활시간이 10.8시간, 의무생활시간 8시간, 여가생활시간은 5.1시간 정도로 구분된다. 카카오는 이 중 연령대와 직업군을 벗어나 공통적으로 소모되는 이동시간인 1.8시간에 주목했다. 카카오가 O2O 시장 진입을 위해 이동수단부터 집중한 이유다.

카카오가 내놓은 서비스를 보면 이러한 맥락이 납득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택시`를 시작으로 `카카오내비`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드라이버` 등 다양한 이동수단 O2O 서비스를 론칭했다.

물론 서비스 론칭이 전부는 아니다. 카카오는 서비스 론칭 전 효과적인 연결과 제품화된 서비스를 전달해야만 사용자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더 다양한 서비스 론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 부사장은 “대리운전을 예로 들면 비용은 천차만별이고, 운전자도 받는 사람도 서비스 질에 대한 높낮이가 달라 효율이 떨어졌다”며 “공급하는 곳이 효과적으로 신뢰성을 만들려면 구조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대리운전자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매뉴얼을 나눠주고 미터기 요금도 표준화했다. 보험도 호출 건수에 따라 지불하게끔 바꿨다”고 강조했다.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택시회사 사장들을 설득하는 것도 일이었다. 대부분 IT에 전무했다. 카카오는 택시회사 사장들에게 IT를 체감시키려 계속해서 노력했다. 카카오톡을 설명하는데도 세 번의 미팅이 필요할 정도였다. 카카오는 택시뿐만 아니라 대리운전, 나아가 보험업체와도 협력해 다양한 O2O 이동수단의 구조화 작업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출시된 카카오 O2O 서비스 대부분이 중소기업과 연관됐다. 카카오버스와 카카오지하철은 서울버스와 서울지하철을, 카카오내비는 김기사로 유명한 록앤올을 인수해 이뤄졌다. 카카오드라이버도 3년간 이 분야에서 노력한 말대리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카카오는 종사자의 직업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정 부사장은 “어떤 이들은 천시하는 직업일지라도 직접 일하는 종사자는 그 분야에 굉장히 자부심이 높은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직업 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며 “카카오택시를 살펴보면 전국 평균적으로 매출이 13% 증대했다. 카카오드라이버는 1인당 연간 200만원 이상 수익증대를 경험할 수 있을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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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옐로오투오 대표는 O2O 중소업체들이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 생존하려면 함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태영 옐로오투오 대표 “O2O 중소업체, 함께해야 산다”

“O2O 시장에서 중소업체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결론은 얼라이언스 기반이어야만, 또 함께해야만 살 수 있다.”

최태영 옐로오투오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파티시에로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밀가루가 빵이 되고 쿠키가 되는 것이 한창 신기할 때였다. 하지만 1999년 닷컴 바람이 불면서 최 대표 생각은 달라졌다. 그 결과 IT업계에 발을 들였다. O2O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최 대표는 “메뉴판닷컴을 시작으로 옐로오투오까지 17년 정도 로컬 서비스를 했다. 지금은 로컬 서비스를 O2O라 부른다”며 “한 우물만 계속 팠고 앞으로도 계속 O2O 시장에 매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대표가 몸담고 있는 옐로오투오는 숙박과 헬스케어 등에 기반을 둔 O2O 서비스 업체다. 지난 2014년 설립됐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갑절인 104% 성장, 연속 7분기 흑자를 이어오며 실속 있는 O2O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 대표는 큰 틀에서 국내 O2O 시장을 바라볼 것을 권했다. 닷컴을 지나 포털 시대로 진입한 시장은 모바일이라는 큰 물결을 만난 후 다시 포털 시대로 돌아서고 있다고 지목했다. 사용자의 디바이스 사용은 모바일로 이전돼 빠른 속도로 보급되는 등 온라인 시장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오프라인 환경은 그대로라는 점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O2O 시장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가령 1000만 다운로드 건수를 올린 앱이 있다 할지라도 실제 활동 가입자는 100만~200만명 수준이다. 1000만명이 받더라도 수익과 연결하기 어렵다.

최 대표는 “바이두를 만날 일이 있어서 중국으로 갔던 적이 있다. 바이두 미팅을 끝내고 메리슈어라는 스타트업을 만났다. 시작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생업체였다”며,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정신 없이 바쁘다는 말 뒤로 놀라운 말을 들었다. 가입자가 4000만명 밖에 안 된다는 말이었다. 문화적 충격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만큼 국내 시장은 좁다. 업종 간 경쟁도 치열하다. 사업자도 힘들고 투자자도 힘들다. 대기업까지 가세한다. 과연 중소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을지 물음이 따른다.

최 대표가 내놓은 답은 간단하다. “중소업체 간 얼라이언스 또는 함께 해야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최 대표는 배달의 민족과 야놀자를 지목했다. 배달의 민족은 배민라이더와 배민프레시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야놀자도 플랫폼 서비스뿐만 아니라 호텔 프렌차이즈로 범위를 늘렸다. 플랫폼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에도 투자한다. 시장 규모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로 좋은 사례라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O2O 1위 업체인 디디다처와 2위 콰이디다처가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사용자와 데이터에 집중함으로써 더 나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게 됐다.

최 대표는 “함께하는 데 있어 합병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며 “계속해서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아 생존하는 방식은 앞으로 맞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모여서 사용자에 집중하고 데이터에 집중해서 롱테일 비즈니스로 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옐로오투오는 동반 성장을 위해 모바일 서비스와 전산 시스템, 비품 유통과 컨설팅, 결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고 있다.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모바일 서비스를 진행하고 △분야별 인프라에 접속해 전산화하는 작업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잘 차리고 성장할 수 있는 컨설팅 △밴(VAN)을 활용한 결제 솔루션을 기존 업체와 합병하거나 협력으로 꾸리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전략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한 서비스로 `굿닥`을 꼽을 수 있다. 2014년 인수합병(M&A) 당시 매출이 거의 없었지만 현재 월 매출이 8억원에 달하고 있다.

최 대표는 “굿닥 성장의 배경은 역시나 이용자 동선을 살펴보고, 핵심 사업은 강력하게 인수합병하며 수익을 창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굿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전국 9만여 병원과 약국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위치나 시간, 상황 등에 따른 맞춤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주변의료시설을 파악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아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일이 잦은 주부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옐로오투오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회사 수는 2014년 1개에서 30개로, 임직원 수는 40명에서 800명으로 늘었다. 월간 서비스 이용자 수는 3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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