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다단계 업계는 다단계가 유통업의 한 흐름이며 서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휴대폰 다단계는 `생산자=소비자`인 프로슈머형 산업의 일종으로 가정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 휴대폰 다단계 판매원은 “판매점과 대리점을 차릴 만큼 자본이 없는 서민이 소비자 조합 형식의 성격을 가지고 참여하는 휴대폰 다단계를 무조건 나쁘게만 봐선 안 된다”면서 “휴대폰 다단계 회사가 왜 성장하는지를 살펴본다면 다단계 장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의견은 다르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정부 조사자료를 보면 상위 1% 외에 다른 판매원은 연간 수익이 수십만원에 불과해 결코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민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7월 공정위가 밝힌 `다단계 판매사업 매출액, 후원수당 등 주요 정보 공개`에 따르면 후원수당 상위 1% 미만(1만2523명)의 1인당 연간 평균 지급액은 5662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나머지 판매원 99%(124만명)의 1인당 연간 평균 지급액은 46만9000원에 불과하다. 한 달에 4만원이 안 된다. 다단계 시장 전체에 대한 자료지만 휴대폰 다단계는 이보다 더 열악할 것이라는 게 시민단체 판단이다.
서영진 서울YMCA 시민중계실 이사는 “다단계 업계 주장대로라면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돼야 하는데 판매원 가입을 위해 고가 요금제와 단말을 구매하면 오히려 수익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있다”면서 “그나마 수익이 발생해도 미미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대폰은 전국민 90% 이상이 소지한 물건이기 때문에 전국민을 다단계 사업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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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