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중소기업 대학원부터 먼저 수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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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수 서울산업진흥원(SBA) 일자리본부장

중소기업에서 몇 년 일해 본 경험이 있다. 2000년대 벤처 붐 시절 잔뜩 바람에 편승해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동료들과 덜컥 창업에 뛰어들어 그 회사 임원이 돼버린 것이다. 내 나이 갓 40살이 되던 해였다.

얼마 전까지도 자다가 당시 악몽을 꿀 정도로 힘들고 부끄러웠던 경험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다시 곰곰이 돌이켜 보면 창업부터 회사를 정리하는 상황이 되기까지 겪었던 경험은 앞으로 내가 다시 창업을 한다면 정말 도움이 될 값진 유산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청년일자리 문제해결의 주요 대책으로 창업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지원해 왔다. 정부정책의 효과와 장기적 취업시장 불황 영향으로 요즈음 청년들의 창업은 늘어가고 관심도 매우 커져 가고 있으나 준비 안되고 경험없는 창업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크나 큰 상처를 남길 뿐이다.

이젠 모두가 인생에 창업을 한번 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더욱이 알파고 경험이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엔 과연 대학을 졸업해서 직장을 잡는 지금 같은 사회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을까라고 모두 강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누구나 중소기업에 반드시 취업경험을 한번은 가져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중소기업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결국 언젠가 창업하게 될 나에게는 학교에서 정말 가르쳐 줄 수 없는 산 교육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직접 취업이 아니라면 적어도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직간접적으로 중소기업의 여러 실제상황을 놓고 이들이 가진 문제를 푸는 식의 산교육 도입과 확산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그보다도, 필요하다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공무원, 공기관 그리고 대기업 등 요즘 인재들이 몰리는 부문에 중소기업 3년 이상 근무경력을 사전 의무화 하자면 지나친 생각일까?

결국 돈 주고도 스펙 못 쌓아 난리인 시대에 국가와 개인 모두에게 도움 되는 중소기업 경험이 ‘돈 주는 강력한 스펙’이 된다는 것을 집중 홍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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