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팬택 부활이 중요한 이유

Photo Image

팬택이 돌아왔다. 신제품 스마트폰 이름을 `IM-100`으로 내세우며 “I`m Back(내가 돌아왔다)”이란 이미지를 내세웠다.

한때 `국가대표 벤처기업`으로 불리던 팬택이다. 퇴출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지난해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최근까지 인력을 줄여 가면서도 복귀작을 준비해 왔고, 드디어 신제품으로 컴백을 알렸다.

팬택은 2014년 11월 팝업노트 이후 19개월 만에 `스카이`라는 브랜드로 신제품을 내놨다. 브랜드로 `베가`가 아닌 `스카이`를 택한 것은 과거 향수를 자극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출고가 44만9000원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을 지향했다. 하지만 무선충전과 오디오 기능, 블루투스 스피커와의 연동까지 새 시도를 빼먹지는 않았다. 단순히 폰의 스펙 경쟁을 떠나 사용자의 활용도에 주목했다는 점은 좋은 접근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 평가받는 일이 남았다.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무너진 영업망을 복원해야 하고,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가 잘 제공돼야 한다. 오랜 기간 멈춰선 공급망관리(SCM)에도 기름칠이 필요하다.

Photo Image

주위를 보면 대다수가 팬택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부활 성공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남아 있다. 가뜩이나 치열해진 중저가폰 시장이다. 충분한 무기(투자, 마케팅비 등)를 갖추지 못한 팬택이 전쟁터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 염려가 앞선다.

팬택의 성공은 여러 시사점을 줄 수 있다. 팬택은 `감성 스토리`를 갖춘 상징성 있는 기업이다. 성장과 후퇴기, 퇴출 위기를 넘어선 회생까지 여러 기업에 많은 교훈과 매뉴얼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어려움을 겪었다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벤처의 대표 키워드는 도전이다. 이 도전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기`라는 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팬택이 보기 좋게 부활에 성공한다면 많은 벤처기업,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인에게 좋은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내수 스마트폰 시장에는 사실상 삼성, 애플, LG밖에 없다. 팬택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 역시 순기능이다. 다양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나라 전자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업종은 없고 업체만 남았다`는 자조 섞인 말이 많이 나돈다. `승자 독식` 구조가 고착되면서 업종 내 1, 2위가 아니고는 생존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Photo Image

특히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에서 중견기업을 찾기란 더 어렵다. 삼성과 LG가 업계 전반을 주도하는 가운데 자기 브랜드로 사업하는 제조업체는 이제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실적이 괜찮은 중견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의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뿐이다. 지난날 시장을 호령하던 삼보컴퓨터나 아이리버, 코원 등도 변화를 겪으며 이전과 달리 제한된 사업만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렵게 돌아왔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팬택이 멋지게 부활하면서 우리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돼 주길 기대한다.


김승규 전자자동차산업부 데스크 seu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