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주행거리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친환경차 기대주로 떠올랐다. PHEV는 가솔린으로도 달릴 수 있는 친환경차 정도로 포지셔닝됐으나 최근 내연기관 자동차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주면서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전 세계 PHEV 시장이 지난해 20만대에서 올해 28만9000대로 약 45%가량 성장할 전망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주행거리와 성능을 대폭 늘린 PHEV가 하반기부터 출시된다.
PHEV는 전기차처럼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다.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의 장점과 연료를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지금까지 PHEV는 가솔린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한 전기차 정도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EV 시스템과 내연기관이 시너지를 발휘하는 차들이 출시되면서 PHEV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우선 1회 충전·주유 주행거리가 일반 전기차는 물론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도 월등히 높다. 하이브리드와 달리 충전이 되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대폭 늘어난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1회 주유 주행거리가 400~500㎞정도지만, PHEV는 동급 대비 주행거리가 훨씬 길다. 성능도 일반 전기차나 일반 가솔린차보다 뛰어나다. 모터와 합쳐져 최대 토크가 높을뿐만 아니라 마력도 일반 가솔린보다 훨씬 높다. BMW 740e의 엔진 최대 토크는 40.7kg·m다. 모터가 더해지면서 합산토크는 53kg·m까지 올라간다.
하반기 예고된 PHEV는 현대기아차의 K5, 아이오닉, 니로와 쉐보레 볼트(PHEV), 볼보 XC90 T8, BMW `뉴 X5 x드라이브 40e`, 메르세데스-벤츠 S550e 등이다.
내년에는 하이브리드 대명사 프리우스의 PHEV 버전이 국내 출시될 예정이며 BMW의 7시리즈도 PHEV 버전으로 국내 나온다.
기아차는 다음 달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차는 배터리만으로 44㎞를 달려, 중형 세단 중 최고의 연비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까지 4500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달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 볼보 XC90의 최고급 트림은 T8엔진을 사용한 PHEV다. T8은 트윈엔진으로 가솔린 엔진의 동력으로 앞 바퀴를 구동시키고 약 80마력의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구동한다. 엔진 토크 40.8kg·m에 모터 최대 토크가 24.5kg·m 더해진다. 1억원이 넘는 고가 트림임에도 사전 계약 15%가 T8을 선택할 만큼 인기가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T8 구매율이 20%에 달한다. 볼보는 XC90에서 T8 인기가 기대 이상을 이루면서, S90과 V90 외에도 PHEV 엔진 적용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토요타가 지난 3월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한 4세대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는 주행 거리가 120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토요타는 내년 국내 시장 프리우스PHV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볼트(Volt)의 1회 주행 거리는 676㎞에 달한다. BMW가 내년 출시할 2017년형 740e 역시 주행 거리가 일반 7시리즈에 비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 복합 연비는 47.6㎞/ℓ에 달하며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만으로도 40 ㎞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토요타자동차 후시키 ?스케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리우스 PHV는 전지가 더 많이 들어가 충전까지 되는 프리우스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츠는 메르세데스 벤츠 GLC의 수소연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GLC F-CELL은 9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연료전지시스템을 장착한다. 수소연료 충전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열악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시스템을 고안해 냈다. 수소차의 성능, 긴 주행거리에 배터리로만 갈 수도 있어 편리함을 더한 방식이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