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보다 많게는 20만원 적은 20% 요금할인(선택약정) 리베이트가 지원금과 유사한 수준으로까지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 약정을 바라보는 이동통신사업자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유통점에서 선택약정 권유를 망설일 이유가 사라지면서 20% 할인 가입자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유통가에 따르면 지원금을 받고 가입할 때와 선택약정으로 가입하는 때의 리베이트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현재 59요금제 기준으로 `갤럭시S7`에 이통 3사가 지급하는 리베이트는 지원금을 받고 가입할 때 22만~25만원 수준이다. 선택 약정 가입도 이와 비슷하다. `G5`에도 두 가입 방식에 비슷한 규모의 리베이트가 실린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원금 가입과 선택약정 가입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는 많아도 1만~2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면서 “단말과 요금제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반으로는 유사한 수준의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베이트는 가입자 유치 때마다 이통사가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 상한선은 30만원이다. 유통점은 유통점 추가 할인 15%나 액세서리 서비스, 세금과 인건비, 운영비 등을 리베이트로 충당한다.
제조사와 이통사가 함께 제공하는 지원금 리베이트와 달리 선택약정 리베이트는 이통사만 부담을 진다. 가입자가 늘수록 이통사는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호소해 왔다. 지원금에 좀 더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원금 가입에 따른 리베이트가 선택약정 리베이트보다 10만~20만원 많았다. 이통사의 일부 지역본부, 일부 단말에서는 20만원 넘게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유통점은 리베이트가 다소 적은 선택약정을 적극 권장하기가 어려웠다.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올해 초부터다. 지난해 4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이 12%에서 20% 상향된 이후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이통사는 선택 약정에도 리베이트를 늘리기 시작했다. 주로 고가 요금제와 단말 중심으로 가입자가 급증했기 때문에 이통사는 가입자당평균수익(ARPU) 측면에서 선택약정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통점의 적극 의견 개진도 한몫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를 중심으로 한 유통점은 이통사가 지원금과 선택약정 간 리베이트에 차등을 두면서 유통점의 차별 판매 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이통사에 꾸준히 문제 해결을 요청한 결과 리베이트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800만을 넘은 선택약정 가입자는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리베이트 차등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다음달에는 선택약정 고지가 의무화된다. 가입신청서에는 이미 선택약정 혜택이 소개되고 있다. 선택약정은 단말기 자급제로 가는 중간 과정으로, 이동통신 유통구조 변화의 근간이다.
관건은 정부가 논의하는 지원금 상한제 조정이다. 지원금이 단말 출고가에 맞먹는 수준으로 오르면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이라는 단통법 조항에 따라 선택약정의 20% 할인율도 높아져야 한다. 이통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원금이 올랐는데 할인율에 변동이 없다면 선택약정제도는 유명무실해진다.
<지원금과 선택약정 리베이트(이통3사, 59요금제 기준, 자료:업계종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