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가요 View] 위기의 포미닛, 걸크러시 ‘최후의 보루’도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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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걸크러시(여성이 다른 여성을 선망하거나 동경하는 마음 또는 현상) 콘셉트 걸그룹 선두주자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현아, 권소현)이 해체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09년 디지털 싱글 ‘핫 이슈(Hot Issue)’로 데뷔한 포미닛은 ‘뮤직(Muzik)’, ‘미쳐’, ‘이름이 뭐예요?’, ‘오늘 뭐해’, ‘거울아 거울아’ 등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인기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포미닛은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달 중순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끝나지만 현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아직 재계약을 완료하지 않으면서 팀 존속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나머지 멤버들과 재계약을 조율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 조만간 멤버들의 계약과 포미닛의 행보와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한 가요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들의 해체는 이유 없이 결정되지 않는다”며 “포미닛 또한 팀의 결속력이 좋더라도 더 이상 보여줄 콘셉트도 없고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 활동이 무뎌지면서 해체 위기까지 다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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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자신문 DB

걸그룹들이 주로 섹시나 청순 콘셉트로 활동했다면 포미닛은 독보적인 걸크러시 콘셉트로 남성 팬뿐만 아니라 여성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특히 각각 개성이 확고한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케미는 포미닛 만의 강점이었다.

만약 포미닛의 해체가 기정사실화 된다면 현재 가요계에서 걸크러시 그룹으로 불릴 만한 팀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같은 해 데뷔한 동기그룹 투애니원(2NE1)이 최근 공민지의 탈퇴와 박봄의 마약 논란으로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음을 감안하면 손에 꼽을만한 걸크러시 걸그룹은 씨스타와 마마무 정도밖에 없다. 이들마저도 확실한 걸크러시 콘셉트라기보다 섹시와 발랄한 콘셉트에 더 가깝다.

물론 포미닛이 해체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나머지 팀원들이 재계약을 확실히 거부한 것도 아닐뿐더러 새로운 멤버를 투입하거나 축소를 통해서 팀의 명맥을 이어갈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7년 동안 별다른 논란 없이 꾸준한 활동을 펼쳤기에 완전체가 아닌 포미닛의 모습은 팬들에게도 의미가 없다.

데뷔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은 포미닛의 운명은 걸크러시 콘셉트 걸그룹들과의 운명과도 오버랩 된다. 포미닛이 사라진다면 ‘걸크러시’라는 단어를 가요계에서 당분간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