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빅데이터` 농업 패러다임을 바꾸다

바이오 빅데이터가 농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유전체 분석으로 종에 대한 근원적 연구는 물론이고 품종개량, 사업화까지 시도한다. 전통 농업 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된다.

13일 농촌진흥청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농업 분야 바이오 빅데이터 접목이 활발히 시도된다. 재래 농업을 정밀화, 선진화하는 기대주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요소 관련 데이터다. 생명체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가능케 한다. 유전체 정보는 활용 여부에 따라 치료제·방법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1차 산업으로 분류된 농업도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이 화두다. 대량 농생물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신품종 개발 △효율적 재배 방법 도출 △사업화 지원 등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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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물 유전자원

농생물 분야에 체계적으로 바이오 빅데이터가 접목된 것은 `농생명 유전체 바이오 빅데이터 정보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부터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4년 식물, 동물, 미생물 등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바이오 빅데이터 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벼·배추·소·돼지·개 등 16 품종 유전체와 집합체 연구(오믹스), 차세대 염기서열(NGS) 등을 제공한다. 보유한 데이터만 총 963만7000건으로, 30테라바이트(TB) 규모다. 국립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 홈페이지로 제공한다. 분석에 필요한 43종 프로그램과 특정 유전체 서열 조합, 미지 유전자 기능 예측 등 수요자 맞춤형 정보도 제공한다.

분석된 유전체 정보는 신품종 개발에 활용된다. 식물 유전자 해독이 완료되면 분자 마커(특성을 나타내는 표지) 개발이 가능하다. 분자 마커를 조합해 원하는 품종을 만든다.

유전체 해독이 완료된 작물은 고추·녹두·팥 등 5개다. 지난해부터 인삼·머루·무·참외 등 4종을 추가로 해독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 완료된다. 작물별 분자 마커 1000여개 이상을 개발한다. 기존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10% 이상 많은 콩, 맛 좋은 쌀 등 다양한 개량 품종이 나온다.

문중경 농촌진흥청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장은 “기존 육종 과정은 일정 조건을 주고, 그 환경에 적합한 식물이 나올 때까지 실험을 반복했다”며 “분자 마커를 개발하면 원하는 종 개량을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은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종합계획 수립을 검토한다. 농생물 분야 바이오 빅데이터 수요와 활용 방안 등을 담는다. 특히 과 단위 빅데이터 전담 조직을 구성한다. 전통 농업에서 벗어나 경쟁력 확보 요소로 `바이오 빅데이터`를 점찍었다.

이지원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과장은 “빅데이터는 선진 농업을 견인할 핵심 요소”라며 “부처에서 처음으로 과 단위 빅데이터 전문 조직을 구성해 분석, 적용 등 업무를 전담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재래 농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 농촌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생산성, 효율성이 떨어진다. 중국 등 값싼 농산물이 밀려오면서 가격 경쟁력도 잃었다. 생산 자동화 및 선진화, 고부가가치 신품종 개발이 불가피하다.

바이오 빅데이터를 확산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이 요구된다. 사업화를 위한 기업 참여가 절실하다. 미국, 중국 등은 미래 농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정부와 대형 민간 기업이 참여해 신품종 개량에 집중한다. 국내는 농업 바이오 투자가 열악하다.

강성택 단국대 식량생명공학과 교수는 “단순히 농생물 유전체 확보가 아닌 사업화를 위한 기업 투자가 중요하다”며 “농업 선진화와 식량 자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종자산업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