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앤애프터 네트웍스 그룹 한규리 대표는 20여 년 동안 수많은 연예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맡았다. 빅뱅,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위너, 아이콘, 비투비, 현아 등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들이 전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대표가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한 대표는 왜 연예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에 집중하게 됐을까.
◇ “나만의 감각, 머리부터 발끝까지 만들어낸다”
한규리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이미지 컨설턴트를 꿈꿨다. 누군가의 스타일을 만들고, 사람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 자신의 적성과 맞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이미지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없었기에 메이크업부터 배웠다. 자연스럽게 피부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헤어도 배우게 됐다.
“제가 가진 감각이 남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메이크업과 헤어로 청담동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예인들과 연계됐어요. 전체적인 균형들을 보고 조언해주다 보면서 연예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게 된 거죠. 아무도 만들어내지 못한 연예인의 다이어트를 제가 성공시키고 나서 대형 기획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맡기면 데뷔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소문이 난 거죠. 그렇게 시작한 일이 현재까지 오게 됐네요.”
한 대표는 SM과 YG를 비롯해 대형 소속사들의 연습생 이미지 메이킹을 시작하며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일반인과는 전혀 다른 생활 패턴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맞는 컨설턴트가 필요한 것이다.
“연예인들은 대중에게 보이는 직업이기 때문에 외적인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요. 특히 다이어트와 피부 관리는 기본이죠. 많은 연예인이 저를 무서워해요. 살을 빼지 못하면 꿈에 나타날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어느 누구든 저에게 오면 실망하게 한 적이 없어요. 활동을 시작하면 메이크업을 항상 하기 때문에 예민하거나 트러블이 생기면 그 원인을 알아야 해요. 20년간 쌓인 노하우로 그에 맞는 처방을 합니다.”
연예인들의 피부를 보며, 역시 타고나야 된다고 느낀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특히 여자들은 피부가 매일 달라요. 어떤 날은 각질제거가 필요하고, 어떤 날은 트러블을 빨리 가라앉혀야 하죠. 악조건에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이유를 빨리 파악하고 진정시켜야 하는 게 제 역할이기도 해요. 그래서 화장품 성분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이들에게 필요한 화장품을 직접 만들었어요. 정확한 함량과 좋은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을 만드니, 이들에게는 너무나 필요한 화장품이었던 거죠.”
◇ “생활 방식에서 발견한 나만의 노하우”
10대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는 지망생들을 위해 한 대표는 부모를 대신해 예의범절과 윤리 도덕을 가르치기도 한다. 단순히 외모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부분까지 다듬는 것이다. 말하는 톤부터 인터뷰를 위해 필요한 제스처, 걸음걸이 등 이들의 이미지를 위한 모든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 낸다.
“20년 가까이 이 일을 하다 보니 연예인들의 다른 생체리듬을 파악하게 됐어요. 같은 패턴으로 함께 어우러지다 보니 정서를 이해하게 되는 거죠. 이들이 왜 속상하고, 어떤 상황에서 이런 행등을 왜 했는지 알게 되는 거죠.”
“그룹에서도 멤버들의 이미지가 모두 달라야 해요. 어떤 친구는 귀여운 얼굴일 수 있고, 깜찍하거나 똑똑한 이미지를 갖고 있을 거예요. 그중 독보적인 장점을 뽑아내서 콘셉트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거죠. 이를 파악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생활 패턴은 어떤지 모두 알고 있어야 해요.”
모두가 다른 정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 사람에 맞는 이미지를 구축시키는 것이 한 대표에 역할이다. 눈썰미가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한 대표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눈썰미와 감각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없다면 정서도 이해할 수 없으며, 그에 걸맞은 콘셉트와 이미지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