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는 스마트폰, 자동차, 비행기,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 기기 또는 부품에 탑재돼 전기·전자 기능과 연결해 특정 작동을 수행하는 내장형 SW다. 임베디드 SW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SW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전기·전자, 통신, 항공, 의료기기 산업 등에서 제품 기능과 품질 경쟁력에 임베디드 SW가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70%를 넘어서고 있다.
제조업 이익의 원천은 제품의 성능·품질과 더불어 독창성과 차별성이다. 이를 최상의 경제성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임베디드 SW다. 이 때문에 막강한 글로벌 제조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분명히 제조업을 하고 있음에도 자기네 회사는 SW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지멘스, 보쉬, 보잉, IBM, 애플 등이 그렇다. 토머스 에디슨이 1982년에 창업한 세계 굴지의 제조 기업 제너럴모터스(GE)의 CEO 제프리 이멀트는 지난해 12월에 오는 2020년까지 GE를 세계 10위 이내 SW 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글로벌 제조 기업이 SW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기 조직 구성원들이 명확하게 인지해야 SW 역량을 통해서 자사 제품의 독창성과 차별성을 고양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독일은 국가가 앞장서서 임베디드 SW 역량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임베디드 SW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업 4.0`, 즉 4차 산업혁명을 앞으로 20년에 걸쳐 추진한다. 독일이 계획하고 있는 고객 요구 충족, 제품의 질 제고, 생산성 향상을 이루게 되면 독일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독일 과학기술한림원은 `제조업 4.0`이 독일 제조업 생산성을 30% 이상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폐허의 독일이 오늘날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바탕으로 작용한 것은 강한 제조업 경쟁력이다. 미국은 정보기술(IT), 금융, 서비스, 콘텐츠에 주력하고 제조업을 붕괴시킨 결과 자국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45%에서 3분의 1 수준인 15%로 추락시켰다. 이제서야 뒤늦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자고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경제 성장 지속과 고급 일자리 창출은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있고, 정책 시행 과정에서 혼선과 시행착오만 반복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대안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1인당 GDP 5만달러`로 만들고, 청년에게는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
첫째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핵심인 임베디드 SW 설계 역량을 강화하자. 임베디드 SW 설계에는 요구공학, 아키텍처, 구현, 품질검증, 통합, 유지보수 등 프로세스 지식과 이를 자동화하기 위한 도구의 활용이 필요하다. 또 소비자 맞춤형 임베디드 SW 공급을 위해서는 `SSPL(Software and Systems Product Line) 지식과 성숙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수다.
둘째 임베디드 SW는 시스템복합체계(SoS:System of Systems) 제어, 가상물리시스템(CPS:Cyber Physical System),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 지능화 등과 연동시켜야 미래 경쟁력이 있다. 이질 성격이면서도 복잡한 데이터 분석, 환경과 여건 변화 추적, 예기치 않은 위험 상황 대응 시나리오, 상황 인지를 바탕으로 한 지능적 의사결정 등 새로운 SW 기술에 창의력으로 도전하자.
셋째 경쟁자를 뛰어넘을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경쟁자보다 한 걸음 빨리 움직이는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리가 가능하다. `SW공학 역량`을 토대로 하여 신뢰성 높은 제품을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시장에 적시 납품을 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을 배양하자. `고급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부의 구두선이 아니라 탁월한 대·중소·벤처 기업가의 실행력이 필요하다.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danlee@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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