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에 무너지는 홍대 문화예술 생태계, ‘상생’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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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을 위한 마포구의 공공사업이 아이러니하게도 홍대 문화예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공공사업을 시행하면서 문화예술 생태계도 함께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그문화갤러리에서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이 주최한 ‘공공사업이 홍대 앞 문화예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이사 겸 바람부는 연구소 이광준 대표가 참석해 문화예술 생태계를 파괴하는 공공사업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약 1시간 동안 발언했다.

발제에 나선 이 대표는 생물 생태계와 문화예술 생태계의 개념을 각각 설명한 다음 “환경의 특징에 따라 해양, 산림, 초지, 사막 등에서 다양한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듯 도시에서도 여러 가지 생태계를 나눌 수 있고 홍대에도 문화예술 생태계가 존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화예술 생태계에서 1차 소비자는 자발적으로 창조적 활동을 하는 문화생산자로 규정할 수 있다”며 “2차 소비자는 1차 소비자에 영감을 받고 문화권으로 들어온 반복적 방문객과 관람객, 3차 소비자는 2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점이나 마켓, 4차 소비자는 1ㆍ2ㆍ3차 소비자가 만드는 다양성에 매료돼 오는 관광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군집생태학(Community ecology) 관점에서 홍대 문화예술 생태계 서식지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생물 생태계에서는 서식지가 파괴되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줄어들면서 절멸되지만 문화예술 생태계의 경우 소비자만 존재하는 상업 생태계로 바뀔 것”이라며 “외면적으로는 별반 달라 보이지 않지만 문화예술만의 핵심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화예술 군집생태계가 쇠퇴해가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지적했다. 문화예술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만들지 못한 점, 문화적 전략 없는 수익 구조와 관광객 증대 효과라는 명분만 있는 도시개발 공공사업, 규제와 보존이 중심이 된 게 아닌 인프라 중심의 정책이 그가 비판한 문제다.

이 대표는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개선책에 따르면 지역 주민은 문화예술 생태계와 공동 운명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공공사업 추진에 관한 실시간 모니터링 및 탐정단을 구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공공사업 추진과 연관된 문화 거버너스(Governance)를 형성하고 정보공개법 및 정책실명제 등을 도입해 공공사업 결과에 따른 사회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클라이언트 디자인과 예술이념 예술가가 아닌 예술시민으로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