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 CJ 등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점찍으면서 기업별 전략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안간힘을 쓴다.
삼성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택했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첫 출시했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를 받은 뒤 12월부터 국내 처방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렌플렉시스`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최근 유럽에서도 최종 허가를 획득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등 6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등으로 글로벌 종합 제약사를 꿈꾸는 SK는 중추신경계 질환을 중점 공략한다. 2014년 기준 810억 달러 규모로 항암 분야와 함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특히 뇌전증(간질) 분야는 SK바이오팜이 주력으로 공략하는 분야다. 뇌전증 신약 `YKP`는 관련 신약 중 세계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승인을 추진 중이다. 2018년 시판되면 미국에서만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대한다.
LG생명과학은 대사질환 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백신 등 3대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 2013년 1월 출시한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를 비롯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B형간염 치료제 유펜타가 올해 2월 WHO PQ 인증을 획득했다. 프랑스 사노피와 제휴해 인도, 러시아 등 79개국에 제미글로 개발·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미용 필러 제품인 `이브아르`는 출시 3년 만에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40% 이상을 해외 수출로 거둬들였다.
CJ헬스케어는 1992년 만성신부전 환자 빈혈치료제 `에포카인`을 개발했다. 투약 횟수를 줄이고 편의성을 개선한 2세대 EPO `CJ-40001`도 올해 하반기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생물·동물세포 유래 항체 생산 역량과 항체시밀러 개발역량은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를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연내 상장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는 국·내외 시장 공략에 있어 브랜드 인지도, 타 계열사와 시너지 부문에서 장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의사결정 민첩성이 떨어지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바이오 사업은 글로벌 기업과 라이선스를 사고파는 것”이라며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데이터가 생명인데,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는 이런 측면에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