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DH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G80`을 출시하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난해 말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EQ900`과 함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시장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G80 구매자도 기존 EQ900 고객만 가입할 수 있었던 `Honors G(아너스G)` 멤버십 가입은 물론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게 할 방침이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제네시스 브랜드 소속 차량인 EQ900과 제네시스DH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8% 증가한 2만2886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 전체 판매량이 0.9% 성장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플래그십 세단 EQ900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을 겨냥한 차량으로, 동급 최대 크기와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 등 부분자율주행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EQ900은 올 들어 4월까지 1만1196대 팔리며 지난해 같은 에쿠스 판매량(2608대)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또 수입 플래그십 세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벤츠 S클래스(2100대)보다는 5배 이상 많이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우수한 품질의 차량과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를 못지않은 고객 만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단순히 유명세만 보고 수입 프리미엄 차량을 구입했다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돌아오는 고객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1위를 목표로 한다. 현대차 고급차 라인업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프리미엄 시장 1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해왔다. 현대차는 2014년 제네시스DH를 앞세워 2011년 이후 3년 만에 시장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4만4611대를 판매했던 지난해에는 BMW(4만7877대), 메르세데스-벤츠(4만6994대)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올해 제네시스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 BMW보다 36~67%가량 앞서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3일 개막하는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DH 페이스리프트 모델 `G80`을 출시해 EQ900의 성공가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EQ900 구매자들만 가입할 수 있었던 VIP 멤버십 서비스 `아너스G` 혜택을 G80 고객에게도 확대한다. 아너스G는 전용 상담센터 `아너스G 컨시어지`, 차량관리 서비스 `아너스G 인텔리전트 카케어`, 라이프케어 서비스 `아너스G 인비테이션` 등 총 세 가지로 구성된 프리미엄 서비스다.
수입차 업체 반격도 만만치 않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변속기 교체 미신고` 문제로 지난 3월부터 판매가 중단됐던 S350 모델을 지난주부터 고객 판매를 시작했다. S350은 지난해 S클래스 전체 판매량(1만180대)의 50%가량을 차지한 주력 모델이다. 다음달에는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10세대 `E클래스` 판매도 시작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S350은 대당 1억원이 넘는 수입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량으로, 교체된 9단 변속기 인증이 완료돼 지난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며 “E클래스는 동급 프리미엄 차량들을 압도하는 첨단 기술로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BMW, 아우디, 재규어 등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BMW는 3·4·5·6·7로 이어지는 세단 라인업에 대한 판매촉진을 강화한다. 특히 5시리즈는 신형 E클래스와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적용한 트림도 추가했다. 아우디는 신형 A4, Q7 등 신차 판매에 주력한다. 재규어는 올해 초 XJ, XF 등 세단 라인업을 강화한데 이어, 하반기 최초 SUV `F페이스`까지 출시한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