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자동차 분야 세계 최대 연구개발(R&D) 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 3년 동안(2012~2015년) 이 분야에 투자한 R&D 금액은 47억달러(5조6000억원)에 달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기 전에 투입한 R&D금액(2억달러)보다 20배 이상 많다. 차세대 자동차 투자에는 무인차, 전기자동차 같은 하드웨어(HW)는 물론 차량 공유 같은 서비스도 포함된다.
미국 대형 투자사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지난 16년 동안(2000~2015년) 시행한 R&D 투자 분석 결과를 최근에 공개하며 “애플 차세대 캐시카우는 휴대폰이 아닌 자동차”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애플은 2013년만 해도 자동차에 투자한 R&D 금액이 아이폰보다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자동차가 아이폰을 따돌리고 애플의 최대 R&D 분야가 됐다. 지난 3년 동안 자동차와 서비스에 투자한 R&D 금액이 47억달러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 3년 동안(2004~2006년) 애플이 아이폰에 투자한 R&D 금액은 2억달러에 불과했다.
애플의 47억달러는 글로벌 상위 14개 자동차업체가 지난 3년 동안 전기차 R&D에 들인 비용(1억9200만달러)보다도 20배나 많다고 모건스탠리는 진단했다.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가 지난 3년 동안 들인 R&D 비용은 4억4400만달러로 역시 애플에 크게 못 미친다.
모건스탠리는 오는 2030년이면 차량 공유 서비스 등 `공유 모빌리티(shared mobility)` 시장 규모가 2조6000억달러로 성장하며, 이 가운데 애플이 4000억달러(16%)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애플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비슷하다. 애플의 연간 매출은 2300억달러 정도다. 이 가운데 아이폰이 65~70%를 차지한다. 모건스탠리는 언제 자동차 분야 매출이 아이폰을 추월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은 차세대 자동차 분야에 계속 투자해 왔다. 지난달 14일에는 중국판 우버 `디디`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애플 카(Apple Car)`라 불리는 전기차 및 무인차 관련 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애플 카` 관련 인력은 벌써 600명에 이른다.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 베이 지역에 대규모 `애플카` 공간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위해 엔지니어를 고용한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