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고용사회 종말을 맞이하며

한국 경제활동인구는 85%가 기업·기관에서 구성원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각국의 경제 시스템은 직장인이 급여를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려해 구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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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사회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조직 구성원으로 일하는 사회를 `고용사회`로 정의했다. 너무나도 친숙한 고용사회는 언제 시작됐을까. 놀랍게도 고용사회의 역사는 100여년에 불과하다. 고용사회를 만든 주인공은 `자동차 왕` 헨리 포드다. 포드는 1903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포드자동차 회사를 차리고 고용사회의 문을 열었다.

당연하게 생각해 온 고용사회가 막을 내리고 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변화를 몰고 온 주인공은 인간이 심혈을 기울여서 개발한 신기술이다. 세상을 뒤집을 만한 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은 점점 더 늘어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바이오 등이 대표 신기술이다.

신기술은 본질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우호적이지 않다.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는 광경은 어렵지 않게 봐 왔다.

은행 직원을 통하지 않고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현금을 인출한다. 공항에서 카운터 직원의 도움 없이도 무인 발권기에서 항공권 출력과 좌석 배정을 받는다.

조만간 구글 안경을 쓴 로봇이 매장에 들어선 고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로봇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읽는다. 그리고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의 매장 직원은 어떻게 될까.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특이점 사회`를 예견했다. 2029년이 되면 인류는 이전의 세상과 단절되는 특이점 사회가 온다. 대부분 업무가 모바일과 AI에 의해 수행된다. 인류 문명에 근본 변화가 일어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45년이 되면 인간 전체를 합친 두뇌보다 컴퓨터 두뇌가 10억배 이상의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업무까지 AI가 대체한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인간에게 고용이란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일자리`라는 개념은 사라질 수 있다. 함께 모여 일하고 급여를 받는 장면은 연출되기 어렵다.

동시에 새로운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다. 다가올 사회에서는 누구나 생산 수단을 보유할 수 있다. 바로 플랫폼이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톡 등은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낸 대표 플랫폼이다. 일반인도 이들 플랫폼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일반인이 만드는 플랫폼도 있다. 네이버나 다음 카페 등이 미래 사회의 생산 수단이 된다.

미래 사회에는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을 준다. 고용사회에서 창의성은 일부 직원에게만 요구되던 항목이다. 다가올 사회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창의성을 주문한다. 그리고 이를 기준으로 보상한다. 보상을 가장 많이 받는 대표 분야는 `창작`이다. 스포츠 스타, 영화감독, 게임 개발자, 소프트웨어(SW) 개발자, 디자이너처럼 창의적 생산물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이다.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는 이들이 만든 창작물의 소비 시장을 지구촌 단위로 확대시켜 준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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