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국가혁신이 최우선 과제…정부3.0·전자정부에 힘 실을 것 "…홍윤식 행자부 장관

Photo Image

“행정자치부는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중추 부처입니다. 국가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하여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취임 5개월째 접어든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의 머릿속은 `국가혁신` 과제로 가득 차 있다. 취임 후 주말에도 쉬지 않고 현장을 찾았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살폈다.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의 소감처럼 하루하루가 긴장감의 연속이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는 홍 장관을 24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대담=김동석 전자신문 부국장

Photo Image

-지난 1월 13일 취임했으니 4개월이 지나 5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중추 부처인 행자부의 장관으로서 개인적으로 영광스럽지만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국가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새로운 국정 운영 패러다임인 정부3.0을 어떻게 `생활화`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정부3.0을 체감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전자정부 2020 기본계획`을 만들었다. 우리 전자정부는 세계 1위권이다. 앞선 과학기술을 활용해 전자정부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지방재정의 형평성과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재정개혁 방안을 마련했다. 지방규제 개혁과 지역 일자리 창출도 추진하고 있다.

-취임 후 주말에는 현장 방문 행보를 이어 왔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매주 토요일 민생 현장을 찾았다.(홍 장관은 1월 취임 이후 총 16차례 현장 방문을 실시했다. 오는 주말에도 지방 방문이 예정됐다) 토요일 현장 방문은 의전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곳을 찾아 필요한 내용을 점검하는 자리다. 지방규제 개혁,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정부3.0 확산, 사이버보안 등 주요 국정 과제와 관련된 현장을 다녔다. 국가 정책이 지방에서 잘 구현되는지 살펴봤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소중한 기회로 활용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서울의 8남매 다둥이 가족, 주민들의 뜻을 모아 상품 개발과 일자리를 만들어 나간 대전의 품앗이 마을, 창업 지원 공간인 금천 무한상상 스페이스에서 만난 ?은이들의 반짝이던 눈빛 등이 인상에 남는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다.

앞으로도 지자체와 국민이 느끼는 어려운 점을 찾고, 국민 생활에 보탬이 될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현장 방문을 계속할 계획이다.

Photo Image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최근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미래 청사진인 `전자정부 2020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전자정부 2020 기본계획의 핵심은 전자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행정 서비스에 접목해 지능형 행정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을 활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스마트 정부를 구현한다.

가장 큰 방향의 하나가 모바일 기반 행정이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 맞춰 더 많은 행정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과거에는 PC가 주된 이용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더 많이 이용한다. 모바일 이용 가능한 민원24 서비스를 30여종에서 1000여종으로 단계별 확대한다. 국민이 모바일 민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익이 높아진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 사회 현안에 대한 최적의 대안과 정책을 개발한다. 필요한 곳에 꼭 맞게 활용하는 지능형 의사결정체계를 도입한다. 해킹 위협 등을 스스로 인지해 방어하는 전자정부 보안 체계를 구축, 국민의 신뢰를 높인다.

AI와 3D프린팅 등 신기술을 전자정부에 도입, ICT 산업 육성을 지원한다. 수출 유망 전자정부 상품을 발굴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들 중점 과제를 추진해 기본계획 비전인 `국민을 즐겁게 하는 전자정부`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Photo Image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졌다.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보호제도 개선 계획이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빅데이터는 초연결사회, 미래사회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이미 많은 국가가 빅데이터와 분석 툴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빅데이터를 산업 측면에서 활용하도록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산업 성과와 결실을 맺으려면 개인정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빅데이터와 개인정보는 보호와 활용 간 충돌을 막도록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중요하다.

관계 부처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 가이드라인을 작업하고 있다. 다음 달 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식별화는 가명처리, 총계처리 등 5개 범주 17개 전통 기법 및 최신 기법을 포함해 검토한다. 업계·학계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하겠다.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를 기초로 빅데이터를 가공·활용할 수 있다. 산업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사전동의제도 완화나 기업 간 개인정보 결합·분석 허용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환경에서는 실시간 개인정보 수집·제공이 필요하지만 모두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면 서비스가 어려워진다. 이들을 포함해 법 개정을 찬찬히 들여다볼 것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개인정보에 관한 패러다임이 유럽연합(EU)식이다. 활용보다는 보호에 방점을 뒀다. 미국은 산업 활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우리는 가능하면 빅데이터 산업 활용 등을 위해 여러 규제 완화라든가 필요하면 근본적인 콘셉트를 바꾸겠다.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빨리 만들어서 기업이나 기관이 익명화된 빅데이터로 여러 유용한 정책이나 산업에 활용하도록 하겠다.

다만 유출 위험도 있다. 비식별화된 정보를 고의로 재식별하면 엄정히 처벌하겠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장치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정보 보호에 추호도 문제가 없도록 안전장치를 확실히 마련하겠다.

-정부 노력으로 정부3.0이 국민에게 어느 정도 알려졌다. 이제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구체화된 성과가 필요해 보인다.

▲올해는 정부3.0 4년차로, 생활화·정착 단계로 진입한다. 최근 생활화 추진 전략을 세워 정부3.0이 국민 일상에 파고들도록 노력했다. 정부3.0 성과가 국민들의 생활 곳곳에 파급되고, 정부3.0 정신이 국정 전반에 확산되도록 매진할 계획이다.

출생부터 노후까지 생애주기별 원스톱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행복출산 서비스를 온라인 환경으로 발전시킨다. 모바일 공공서비스는 대폭 확대한다. 다음 달부터 고속도로 교통사고와 상황 정보 등은 내비게이션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 위기 가구를 사전에 발굴한다. 아동학대 문제에는 선제 대응한다.

국민과 기업 수요가 높은 국가 중점 데이터 15개 분야를 지난 1분기까지 개방했다. 앞으로 21개가 추가 개방된다.

-공공데이터의 양적 개방은 어느 정도 진척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는 개방 데이터를 활용해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고 기반 창업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달 공공데이터 활용 서비스 개발과 창업을 촉진하는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공공기관과 민간 간 중복·유사서비스 개발 및 제공 방지 조항을 신설했다. 민간의 창업 의욕을 저해하는 공공 서비스의 정비도 추진하고 있다.

공공데이터의 개방이 창업과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도록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권장하는 아이디어 공모전, 창업 경진대회, 투자 설명회 등을 지원했다. 올해 초에는 젊은 인재 창업을 지원하는 `오픈스퀘어-D`를 개소했다. 앞으로 더 많은 창업(예비)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오픈스퀘어-D 지역을 확대하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

-하반기 옥외광고물 법률 개정안 시행으로 `한국판 타임스퀘어` 탄생 등 디지털 옥외광고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디지털 옥외광고 산업의 진흥 구상을 설명해 달라.

▲기존에는 ICT와 새로운 광고매체 발전에도 디지털 광고물의 종류·크기 등 허가 신고 기준이 없어서 산업 지원이 부족했다. 정부는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액정표시장치(LCD) 광고판, 터치스크린 등 디지털 광고물을 활용해 창의형 옥외광고가 가능한 제도 기반을 마련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지정해 광고물의 종류, 크기, 색깔, 모양 등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미국 타임스퀘어나 영국 피카딜리 서커스처럼 옥외광고물이 지역 랜드마크가 되는 사례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관광객을 끌어들여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에는 자유표시구역의 지정 절차, 선정 기준 등 세부 시행령과 운영 지침을 마련한다. 하반기에는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자유표시구역을 지정, 내년부터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Photo Image

-지방재정 개혁이 이슈로 떠올랐다. 경기도 중심으로 일부 지자체가 반대하고 있지만 농어촌 지역의 지자체는 조속 추진을 요구한다. 견해가 궁금하다.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2013년에 4조원 이상의 지방재정을 늘렸고, 이를 토대로 지방교부세제도 개편 등 지방재정 개혁을 추진했다. 그 결과 올해 재정자립도는 52.5%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재정 총량은 크게 늘었지만 세원 불균형으로 인한 자치단체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심화됐다. 동종의 자치단체 간 재정자립도 차이가 많게는 64.6%포인트에 이른다. 세수 격차도 확대됐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자치단체 간 재정 불균형은 심화된다.

정부의 재정 개혁에 반대하는 주장처럼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하면 일부 자치단체 세수는 증가하지만 대부분은 내국세 감소로 인해 지방교부세 총액이 줄어든다. 오히려 세입이 감소한다.

결국 재정 확충 효과가 고르게 구현되려면 재정형평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자치단체가 상생 발전하면서 공존의 기반을 만든다는 대승 차원에서 이해와 동참을 부탁드린다. 앞으로 지방재정 개혁이 지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쳐서 추진하겠다.

-취임 후 지역경제정책협의회를 신설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노력했다.

▲행자부는 지역경제를 총괄하는 부처다. 지역경제정책협의회를 새로 만들어서 현장 상황을 진단하고,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서비스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해서 시행하겠다.

전국에 마을기업 1342개가 설립, 운영되고 있다. 1만1513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전통시장과 야시장 조성, 골목경제 활성화, 마을공방 사업 등으로 지역 소비를 촉진하고 청년 창업을 유도했다. 앞으로도 중앙 각 부처 및 지자체는 물론 기업, 민간단체 등과 손잡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다하겠다.

-행자부는 지난 수년 동안 조직 측면에서 여러 부침을 겪었다. 마지막으로 행자부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듣고 싶다.

▲행자부는 중앙과 지방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지원하는 국정 운영의 중추 부처다.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재도약을 견인하는 필수 과제인 국가 혁신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정부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도록 선도하는 등 국정 통합 운영을 지원하겠다. 중앙부처 간, 지자체 간, 중앙과 지방 간 상생·협력이 이뤄지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행자부가 국정 성공을 위한 중추 부처인 만큼 다른 부처가 잘하도록 돕겠다. 필요한 부분은 협업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선제 해결을 하겠다.

○홍윤식 장관은

△강원 강릉시 출생 △용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미국 미시간대 정책대학원 석사. 연세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총무처 행정사무관, 강원도 지방행정사무관,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심의관실 과장, 2005광복60년추진기획단장, 방송통신융합추진지원단 국장, 국무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실 정책관, 평가정책관실 정책관, 국정운영1실장,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실 차장, 행정자치부 장관(2016년 1월~현재) △대통령 표창(1992년), 홍조근정훈장(2006년)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