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7%를 제시해 사상 첫 `3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준금리도 지금보다 낮춰 경기 위축을 완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DI는 25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0%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2017년 경제성장률도 2.7%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KDI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15년(2.6%)부터 3년 연속 `2%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3년 연속 2%대 성장률은 사상 처음이다. KDI는 글로벌 투자 부진이 지속되며 우리나라 수출이 줄고 이에 따른 제조업 생산 부진이 투자 저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우리 경제는 내수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증가하겠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며 2016년과 2017년 2%대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DI 전망은 앞서 발표한 국내외 기관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2.7%, 한국은행은 2.8%를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2.5%, 한국경제연구원은 2.6%, 현대경제연구원은 2.8%, 골드만삭스는 2.4%, JP모건은 2.6%를 예상했다.
이번 전망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실업 증가, 가계 구매력 하락, 투자심리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실상 경제성장률는 2.6%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KDI는 내수 증가세 둔화, 수출 부진으로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글로벌 투자 위축, 대외 경쟁력 저하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수도 민간소비,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 추세가 약화됐지만 추가 둔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는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둔화되고 하방 위험도 지속돼 우리 경제 회복세를 추가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이를 위해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 여파가 크게 나타난다면 추경 편성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재정규율 강화 등으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화정책은 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안착될 수 있도록 지금보다 완화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하며, 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둔화 완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 부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해 보인다”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 미국 금리인상이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만 고려해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자료:KDI)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