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결정하는 직업`이다. 제 때 결정을 못 내리거나, 일관성 없는 결정을 하면 비판을 받는다. 홀로 모든 것을 정해야 하는 특성 탓에 자칫 CEO 결정은 독선으로 흐르기 쉽다. 조성희 TS윈드 대표는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결정의 기술을 배웠다. 엔지니어 출신 CEO `고집`이 독선으로 빠지지 않으려면 경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은 원칙과 개인의 판단을 오가는 `도덕적 사고`가 편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조 대표는 “책에서 말하는 `도덕적 사고`는 자신의 판단이 바탕이 되지만 주변 사람에 의해 검증될 때 완벽히 정의된다”며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고 주변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경영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나의 판단과 원칙에 머물지 않고 주변 사람과 시대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S윈드는 지난해 갓 태어난 신생 기업이다. 현대중공업 출신 베테랑들이 세계 최고 수준 풍력발전기 운영 및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뭉쳤다.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공부한 조 대표는 현대중공업에서 25년 동안 선박용 디젤엔진과 화력발전 스팀터빈 설계·제작, 풍력발전기 모델 개발과 설계·제작 등을 수행했다.
조 대표는 TS윈드를 설립하며 `올바르고 신속하게`를 최고 가치로 내걸었다. `올바르다`라는 말에는 기술적·도덕적 의미가 함축됐다. 추천하는 책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를 꼽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 대표는 “풍력발전기에 문제가 있을 때 신속하게 정상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업무”라며 “하지만 단순히 빨리 일을 끝내는 게 아니라 책무를 완벽하게 수행한다는 도덕적 가치가 바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르고 신속하게`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 순간마다 무엇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는 말”이라며 “도덕성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경제성 높은 풍력발전단지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TS윈드를 풍력발전 `토털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운영·유지보수 풍력발전기 규모를 지속 확대하고, 다양한 풍력발전기 모델 정비가 가능한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운영·유지보수 풍력발전기를 총 5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운영·유지보수와 인증, 연구개발(R&D), 설계, 구매, 생산, 설치에 이르기까지 풍력발전 사업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갖춘 직원들이 모여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 `올바르게` 업무를 수행한다는 도덕적 가치는 TS윈드가 다른 기업과 차별화 되는 경쟁력이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 풍력발전 산업 성장을 위해 기업이 사업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많은 기업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가 적절한 육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