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산업 급성장세…한국형 부품·기술 필요한 데 예산은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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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 국내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관련 기술 국산화 필요성이 높아졌다. 연구개발(R&D) 예산 증액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 모델 발굴도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웨어러블 기기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웨어러블 기기 핵심 기술 개발에 2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핵심 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 사업`에 따라 올해 사업이 첫걸음을 뗐다.

정화정 산업부 전자부품과 사무관은 “올해는 산업부·미래부 각각 20억원씩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산업부는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미래부는 플랫폼 개발·기기 상용화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사업 첫해이긴 하지만 산업성장세와 중요성에 비해 산업부 투입 예산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당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올해 산업부 웨어러블 기기용 소재부품 R&D 예산을 77억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예산은 20억원이 배정됐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보다 예산이 57억원 적은 셈이다

사업 초기에 R&D 예산도 터무니없이 적다.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용 핵심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사업`은 국비 비중이 높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총예산 1272억원을 국비 68%, 민자 29%, 지방비 3% 수준으로 배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R&D 지원이 가장 직접적으로 기업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라며 “우리 기업이 세계 기업과 기술 경쟁에 뒤지지 않게 정부의 전폭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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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 모델 발굴로 웨어러블 기기 수요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지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전자전기팀 연구원은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실상은 밴드형 기기만 나오는 상황”이라며 “사용자 수요 파악을 우선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예산을 투입하고,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웨어러블 산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정 사무관은 “지난해 11월 최종 사업계획이 확정되면서 올해 예산이 일부만 반영된 상황”이라며 “웨어러블 기기 산업이 정부 신성장동력으로 규정됐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웨어러블 산업 특성에 맞춰 중소기업이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것이 사업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진국은 이미 국가주도형 연구개발로 웨어러블 기기 성장세에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05년 5년 단위 정보화 전략 `i2010`에서 웨어러블 산업에 관한 국가주도 R&D 전략을 마련했다. 일본도 2007년 국가 차원 종합전략 `국제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단기간 실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IT융합용 소재·판매 전략을 진행한다. 미국은 국가가 주도해 학계와 군(軍)컨소시엄 형태로 웨어러블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지속 성장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 1분기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1970만대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67.9% 증가한 수치다.

<웨어러블 기기 부품·기술 개발 사업 연도별 투입 예산 (단위: 억원 / 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웨어러블 기기 부품·기술 개발 사업 연도별 투입 예산 (단위: 억원 / 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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