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사라지고, `태플릿 PC`로 손님 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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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고 점포 운영 시 발생하는 높은 인건비, 임대료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들을 축소하거나 통폐합하는 추세다. 동시에 점포 밖으로 나와 손님을 찾아가는 태블릿PC 업무는 확대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내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전산통합을 완료한 뒤 점포 통폐합을 논의 중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합병하면서 980여곳(2014년 초 기준)에 달하는 두 은행 전체 점포 중 60여곳에 달하는 점포가 폐쇄되고 현재 지점수는 933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은행들의 점포 운영 트렌드` 보고서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지난해 점포를 운영하면서 판매관리비를 크게 줄였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점포당 평균 판관비는 26억6400만원이다. 이는 2014년 31억2000만원보다 평균 4억5600만원 줄어든 것이다.

점포당 판관비가 줄어든 이유는 급여·복리후생비·퇴직급여 등 인건비가 점포당 3억2000만원씩 줄어든 영향이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시중은행의 점포수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총 점포수는 2012년 4720곳에서 지난해 4311곳으로 409곳이 줄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수를 보유한 KB국민은행은 1207곳(2014년 초 기준)에서 현재 1123곳으로 줄었다. 3년 만에 점포 84곳이 사라진 것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말 점포 956곳에서 현재 931개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25개 점포가 사라졌다. 27개를 통폐합하고, 2개를 신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 추가 통폐합을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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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서류 대신 태블릿처럼 생긴 화면 위에 펜으로 신청서를 작성하게 돼 있다.

점포에서 수동적으로 손님을 기다리는 점포 기반 영업은 줄고 `찾아가는 영업`은 확대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전 점포에서 은행 업무를 태블릿PC로 제공한다. 점포에서 `기다리는` 영업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손님을 찾아 현장으로 나가는 `찾아가는` 서비스에 나섰다.

자유 입출금 통장과 정기 예·적금 신규 및 해지, 신용카드 가입, 신용·담보대출 상담 등을 태블릿PC에 담을 예정이다. 점포 외부에서 현장 영업이 가능하도록 태블릿PC만으로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2월부터 태블릿PC 영업을 시작했다. 태블릿PC에 IC카드 발급기를 장착해 장소 제약 없이 즉시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태블릿 브랜치는 최초 117개 영업점(117대)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243개 영업점(280대)으로 확대됐다. 향후 업무 분야가 전자금융, 카드, 제신고업무, 여신상담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은 이미 2014년부터 태블릿PC로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와 업무 제휴로 이마트 내 소형 점포인 뱅크숍을 설치하고 직원 2~3명이 상주하며 태블릿PC를 활용해 예금, 대출, 카드, 펀드에 이르기까지 현금 출납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업무를 종이서류 없이 태블릿PC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객도 편하고 은행도 고정비용이 최소화되면서 효율성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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